20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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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리산 종주 3.산 2016. 7. 19. 22:14
하동 방향에서 비구름이 밀려옵니다 천천히 세석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지리산 위에서/ 김대식 구름은 골짝마다 가득히 깔려있고 굽이굽이 산들은 펼쳐져 있는데 멀리 잿빛 산들은 구름 위에 올라 있다. 능선마다 울긋불긋 피어나는 단풍들 계곡마다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 산길마다 사람들의 활짝 핀 모습들 생사고락은 산에도 있는 것 풍상에도 꿋꿋이 지켜온 신념 고사목이 되어서도 그 기상 변함없네. 세월에 묻힌 숱한 비화들 적도 동지도 한겨레인데 지리산은 말없이 안개만 깔고 있다. 통천문을 지나서 천왕봉에 오르면 하늘이 내려와 산아래 깔려있고 광활한 지리산은 하늘을 품고 있다. 세석으로 가는 길에 가장 긴 계단 오르막입니다 비가 후두둑 떨어지지만 발도 무지 무겁습니다 메고 온 짐이 하루를 묵었서도 줄지를 않으니 ㅋㅋㅋ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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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리산 종주2산 2016. 7. 16. 15:51
화개재에서 토끼봉으로 오릅니다 지리산을 올 때마다 지루하고 볼거리가 적은 구간이라서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소나기가 올듯 합니다 지천으로 핀 야생화를 벗 삼아서 낑낑거려 봅니다 이제는 연하천으로 내려가는 길 입니다 이 나무를 보면 꼭 인사를 하고, 카메라에 담아 둡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총총 걸음으로 소나기를 피합니다 벽소령 방향! 숙소를 배정 받고 밖에 나오니 하늘이 개었습니다 헐 서쪽 하늘이 붉습니다 새로 개장한 곳에서 하루를 묵기 위하여 택한 곳 입니다 밤이 오고 있습니다 오리와 묵은지를 볶아서 누룽지와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행복한 시간! 하루 종일 걷는라고 품어 온 땀이 범벅인 몸을 수건을 빨아서 화장실에서 대충 닦아내고는 옷도 갈아 입고 어깨 넓이의 공간에 눕습니다 일정이 2박 3일인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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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리산 종주 1.산 2016. 7. 15. 22:56
0,일시: 2016.07.07--09(2박 3일) 0, 산행 구간 : 성삼재-천왕봉-장터목-백무동 0, 동행 : 주인님과 나 둘이 0, 머물고 간 대피소 : 연하천, 장터목 0, 자가용은 지리산 인월에 두고, 택시로 성삼재로, 백무동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버스를 이용 인월로 왔다 버스비가 2,200원? 오랫만에 무척 놀랐다 ㅋㅋ 삶 전체를 변화시킬 준비는 안 되어있고, 현재를 어제처럼 살기도 싫다 그래도 내 삶의 여정을 지속하고 싶었다 지리산은 나의 궤도를 돌아보는 짧지만 기억되는 여행이 될 것이다 힘들지 않은 중년이 있을까? 제 자신의 삶도 살아야 하고,,, 가족도 어느 정도는 책임을 져야하는 시간, 공유하는 삶에서도, 나 자신을 위한 공간이 그리웠다 내 삶의 진정한 일부가 오로지 나의 것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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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삶 2016. 7. 15. 17:16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그러나 심장 한귀퉁은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살아남은 자의 슬픔을나도 충분히 부끄러워야 할 줄 안다고그때마다 믿어 달라고, 네 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자위 끝의 허망한 한모금 니코틴 깊은 맛을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양치질 할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 낸다고상처가 치통처럼,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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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소중한 것산 2016. 7. 12. 09:16
지리산을 걸으며 나는 지하철을 타면 버릇이 있지 앉고, 선 사람들과 눈을 마추치지 않고 광고판, 창 밖,,,, 아니면 눈에 영혼을 빼고, 심장으로 기운을 내려 동면에 든다. 산(山) 문으로 들어선 나도 버릇이 있지 눈은 마주치지 않지만, 오가는 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산 그리메, 야생화, 나목(裸木), 나무들을 바라보며 감정을 이입하곤 안부를 전하기도 한다 버리고 버려진 욕심을 배낭 가득메고는 품어 분출하는 땀이 흥건하다 용량을 초과한 삶의 무게이련가? 순수한 곳으로 길을 잡으면서도 내 마음은 또 복수성을 가진다 대피소 희미한 불빛! 어깨 넓이만한 공간에 빌린 모포 두장이면 부러울 것이 없거늘,,, 꿈속의 꿈처럼 작은 소망들을 메고, 안고,,, 나는, 지리산으로,,, 천왕봉으로 간다 일출 보고,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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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천북 별장횟집음식 2016. 7. 10. 11:17
여름철에 횟집이 별로인 분들도 계시지만, 제가 이용하는 맛집을 가족들과 다녀왔습니다 동생의 생일이라서 한번 모인김에,,,,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바닷가에 있는 별장횟집 입니다 접근하기가 바닷가라서 좀 멀지만 음식이 맛나고 정갈해서 제가 자주 다니고, 소개도 하고, 추천드립니다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와 대천에서 주포-오천-천북으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인근에 오천성, 순교지, 오천항 을 구경하시면서 오시면 볼거리도 있구요 덤으로 저녁 무렵에 가시면 안면도 너머로 지는 일몰이 예술입니다 오늘은 우럭과 광어를 섞어서 주문했습니다 자연산으로,,, 민꽃게(박하지) 간장게장입니다 꽃게장보나 살도 단단하고 맛이 좋습니다 키조개! 서해안 갑오징어! 박대구이가 나왔습니다 맛난거!! 박하지무침! 전어구이! 삼치간장양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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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산 2016. 7. 9. 20:33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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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나는 가을이다 / 최영미삶 2016. 7. 6. 16:20
바람이 불면 나는 가을이다 / 최영미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엽이 없어도 지하철 풀렛품에 앉으면 시속 100키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낡은 초상들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5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방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도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가을이다 담배연기도 뻣뻣한 그리움 지우지 못해 알루미늄 새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네가 없으면 나는 가을이다 팔짱을 끼고 가---을 (밤꽃과 밤) (가을을 기약하고 밤이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