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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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용봉산 운해!산 2016. 6. 17. 18:13
산길에서 / 이성부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지금 조릿대발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힘이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 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길 따라 그이들 따라 오르는 일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지를 나는 안다. 멀리 백월산이 섬처럼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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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과 철쭉꽃, 그리고 나산 2016. 6. 15. 19:19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외눈박이 물고기처럼사랑하고 싶다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외눈박이 물고기처럼그렇게 살고 싶다혼자 있으면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산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기다림도 그 한가지이다보여주는 것만큼 보고 가지만, 여러번의 노력을 요구한다기다림으로 계속하다 보면 한번은 보게되니까?백록담이 안개에 덮혀간다금새 환하게 걷히고,,,, 변화무쌍하다백록담 밑으로 갑니다겨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 기대됩니다 조릿대밭에 피어난 멋진 철쭉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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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아름다움, 한라산 철쭉꽃!산 2016. 6. 14. 00:20
자연스런 아름다움/용헤원 우리가 남긴 자취를 먼 훗날 뒤돌아보더라도 씁쓸하게 웃어버리는 쓰디쓴 미소로 만들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대의 모습이 좋습니다 화장을 짙게 하면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듯 그대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가난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청결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독점이 아니라 나눔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꽃꽃이처럼 좋은 것들로만 장식하는 잔인한 작업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꽃꽂이일수록 생명을 잘라내어 조작된 아름다움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오래 머물러 향기를 발한 생명이 며칠 간의 눈요기가 되고 마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대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백록담에 몰려왔던 구름이 걷힙니다 천상의 화원이 모습을 보이네요 우--와! 전망대 아래에도 완전 꽃밭입니다 조릿대도 이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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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라산에서 철쭉꽃 엔딩!산 2016. 6. 12. 21:27
0, 산행 일시: 2016.6.6 0, 동행: 마눌님 0, 산행 동선 : 홍성 기상(03:30)-김포공항 출발(04:00)-공항 도착(06:00)-식사 및 준비 - 출발(07:30)- 제주도착(08 :50)-택시로 영실 이동 -영실도착(09:30) -산행(10:00)---하산(16:00) - 샤워 및 식사 - 공항도착(저시경경보로 항공기 지연) -출발(09:30)-김도 도착(10:40)-귀가(12:00) 0, 산행 목적 : 철쭉꽃 보러 0, 경로: 영실-윗세오름-분기점-윗세오름-어리목 하산 영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모습, 제주 시내는 이슬비가 내리고,,, 산에는 비가 그치는 상황! 까마귀가 반겨줍니다 3월에 사무실 가족들과 산행 시에는 힌눈이 가득했는데, 금방 시간이 흘러서,,, 연초록 실록이 가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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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희미해진 옛사랑의 그림자/ 최영미삶 2016. 6. 10. 05:50
봄, 젊음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치열하고, 감내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그 봄을 추억해 봅니다 또 다시 희미해진 옛사랑의 그림자/ 최영미 불꺼진 방마다 머뭇거리며, 거울은 주름살 새로 만들고 멀리 있어도 비릿한, 냄새를 맡는다 기지개 켜는 정충들 발아하는 새싹의 비명 무덤가의 흙들도 어깨 들썩이고 춤추며 절뚝거리며 4월은 깨어난다 더러워도 물이라고, 한강은 아침해 맞받아 반짝이고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가 짧게 울려퍼진 다음 9시 뉴스에선 넥타이를 맨 신사들이 침통한 얼굴로 귀엣말을 나누고 청년들은 하나 둘 머리띠를 묶는다 그때였지 저 혼자 돌아다니다 지친 바람 하나 만나는 가슴마다 들쑤시며 거리는 초저녁부터 술렁였지 발기한 눈알들로 술집은 거품 일듯 부글부글 취기가 욕망으로 발효하는 시간 밤공기 더 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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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조수사에서 병어회를음식 2016. 6. 9. 22:00
친구 생일이라서 서산으로 달려갔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사귀는 친구보다 떠나는 친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물 좋은 병어가 있다고,,,, 우리나라의 남해와 서해를 비롯하여 일본의 중부 이남, 동중국해, 인도양 등에 분포한다. 수심 5∼110m의 바닥이 진흙으로 된 연안에 무리를 지어 서식하며, 1년을 주기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바다를 이동한다. 동중국해에 분포하는 병어는 겨울에서 봄에 걸쳐 대만북부 해역에서 중국대륙 연안쪽으로 북상하여 5~8월 경 연안에서 산란하는데, 특히 6월이 산란성기이다. 산란은 수심 10∼20m의 암초 지역이나 모래바닥 주변에서 이루어진다. 산란이 끝나면 흩어져 동중국해 북부해역 등지에서 서식하다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젓새우류를 주로 먹으며 갯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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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삶 2016. 6. 9. 06:25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그러나 심장 한귀퉁은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 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 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나도 충분히 부끄러워야 할 줄 안다고 그때마다 믿어 달라고, 네 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 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 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 자위 끝의 허망한 한모금 니코틴 깊은 맛을 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 양치질 할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