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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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흐린 가을비 - 류근 시인산 2014. 1. 20. 15:30
어떤 흐린 가을 비/ 유근 시인 이제 내 슬픔은 삼류다 흐린 비 온다 자주 먼 별을 찾아 떠돌던 내 노래 세상에 없다 한때 잘못든 길이 있었을 뿐. 붉은 간판 아래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같은 추억이 지나간다 이마를 가린 나무들 몸매를 다 드러내며 젖고 늙은 여인은 술병을 내려 놓는다 바라보는 순간 비로소 슬픔의 자세를 보여주는 나무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술을 마신다 모든 슬픔은 함부로 눈을 마주치는 순간 삼류가 된다 가을이 너무 긴 나라 여기선 꽃피는 일조차 고단하고 저물어 눕고 싶을땐 꼭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잎사귀를 허물면서 나는 오래전에 죽은 별자리들의 안부를 생각한다 흐린 비 온다 젖은 불빛들이 길을 나선다 아무도 듣지 않는 내노래 술집 쪽으로 가고 추억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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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이형기 시인산 2014. 1. 20. 10:00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落花)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눈이 내립니다 그러나 봄은 또 가까이 와있습니다 한주일을 시작하면서 평온한 감정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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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시인산 2014. 1. 19. 08:51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시인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분히 흩어지는 벗꽃들 사이로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봄바람같이 마음 가득 설레이는 자취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포도밭에 떨어지는 봄비 같은 간절함으로 내 기도 속에 떨구어지는 눈물 속에 숨겨진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랑으로 남을.. 어제와 오늘..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함께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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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토속음식!(젖간과, 골, 그리고 물툼벵이탕)음식 2014. 1. 18. 16:30
오랜 친구들과 저녁을 합니다 금요일은 거의 외식을 않하는 편인데, 오늘은 다 접고 참여하기로,,,, 왜? 토요일 산에 가기 위하여 금요일은 일찍 귀가하여 쉽니다 ㅋㅋㅋ 오늘의 메뉴는 한우의 젖간과 골, 그리고 물툼벵이탕 입니다 생으로 먹는 음식이고, 약간은 낯설은 음식이지만 생고기집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음식입니다 위생적인 처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꼭! 한우 등골과 젖간입니다 기름장에 찍어서 먹습니다 등골은 맛이 덤덤하고, 간은 달착지근합니다 기력이 없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시기에 스테미너식품으로 먹으면 좋습니다 벌써 열무물김치가 나왔네요 입 버렸습니다 물툼벵이탕으로 시원하게 마무리!! 행복한 만남이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가 아닌 누구와 먹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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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픈 사랑-류근-농부이야기 2014. 1. 17. 18:46
너무 아픈 사랑 류근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