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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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낭만적인 것은?삶 2013. 11. 29. 09:30
삶에서 큰 일을 하고 나면 공허함이 있다 그리고 무엇으로 채워 보고 싶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무엇이 가장 이상적인가를,,,, 늦가을, 아니 겨울산 등산? 문화생활? 얼큰하게?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시인 정 호 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 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만이 첫눈 같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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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삶 2013. 9. 18. 16:33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 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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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봄!산 2013. 4. 30. 22:28
상처는 스승이다(정호승) 상처는 스승이다 절벽 위에 뿌리 내려라 뿌리 있는 쪽으로 나무는 잎을 떨군디 잎은 썩어 뿌리의 끝에 닿는다 나의 뿌리는 나의 절벽이어니 보라 내가 뿌리를 내린 절벽 위에 노란 애기똥풀이 서로 마주앉아 웃으며 똥을 누고 있다 나도 그 옆에 가 똥을 누며 웃음을 나눈다 너의 뿌리가 되기 위하여 예수의 못 자국은 보이지 않으나 오늘은 상처에서 흐른 피가 뿌리를 적신다 --------------------------- 삶을 살면서 누구를 사랑하는 것도, 의심하는 것도 모두 힘이 듭니다 차가운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벌벌 떠는 것이 훨신 쉽습니다 나 하나 추우면 그만이기에 사랑은 언제 복수입니다 나와 당신? 오늘도 난 긴 이야기를 듣습니다 사랑, 이별, 갈등, 인간의 치사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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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에 오르다산 2013. 4. 29. 22:49
바보처럼 정호승님의 그리운 부석사가 생각납니다 오늘은 오서산을 오르면서,,,, 살아온 기간을 회고하면서 눈물도 납니다 삶은 늘 살수록 눈물나는 거니까!!!!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블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게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를 울이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았네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정상 탐욕 퇴적암의 자취 그래도 봄은 계속되고... 저는 늘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사랑을 제대로 못하지만,,, 사랑이 없이는 삶이 의미도 , 이유도 없습니다 오늘도, 또 내일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