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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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기도삶 2019. 4. 6. 22:58
목련의 기도 / 정연복 하얀 목련이 폭죽처럼 터지면 주위가 온통 환해집니다 나의 삶도 그렇게 세상의 한 모퉁이 밝히게 하소서. 목련의 기도 / 정연복 티 없는 순수의 빛으로 피어 한 며칠 짧은 시간 동안 세상 한 구석 온몸으로 밝히며 해맑은 사랑과 소망의 등불이다가 이리 총총 떠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피고 지는 것 모두 당신께서 하시는 일 내년에도 이 몸 다시 불러 주소서 다시 피워 주소서. 목련의 기도 / 정연복 저의 눈부시게 피는 모습을 사람들은 온갖 언어로 칭송해요 하지만 제 쓸쓸히 지는 모습까지 사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저의 빛을 찬양할 뿐 저의 그림자에는 관심이 없어요. 주님! 피고 지는 것이 반반씩의 일인데 빛과 그림자는 사실 공존하는 것인데 왜 이 간단한 이치를 사람들은 모르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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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기도/이해인산 2016. 12. 9. 01:32
사랑 꽃 / 정연복 사랑하면 마음속에 꽃이 핀다 사랑이 찾아오면 연분홍 진달래 사랑이 즐거우면 노랑 개나리 사랑이 향기로우면 보랏빛 라일락 사랑이 순수하면 하얀 목련 사랑이 소박하면 노란색 민들레 사랑이 불붙으면 빨간 장미 사랑이 깊어지면 안개꽃 핀다. 세상의 꽃들이 모두 지더라도 사랑 꽃은 시들지 않는다 사랑은 오래오래 가는 꽃이다. 장미의 기도/이해인 피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 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이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게 기쁨을 알게 하소서.... 오직 당신 한 분 위해 마음 가다듬는 슬기를 깨우치게 하소서 죽어서 다시 피는 목숨이게 하소서 겨울인데 화단에 노랑장미가 피었습니다 지났다고 생각했던 많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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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단풍 산행 2산 2016. 10. 19. 21:18
대승령에서 안산으로 갑니다 그리고 계곡으로 좀 지루하지만 걸어 내려갑니다 떡갈나무도 단풍들으면 아름답습니다 단풍잎의 말씀 / 정연복 한세상 살아가는 일 별것 아니란다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면 되는 거야 보이지 않는 마음 하나 곱게 물들여 가면 되는 거야. 비바람 맞고 찬이슬에 젖으면서도 작고 힘없는 나도 굳세게 걸어온 이 길인데 하물며 사람인 네가 생을 겁낼 필요가 어디 있겠니. 잠시 쉬면서 하늘을 바라보며 몇 장 담았습니다 파아란 하늘과 단풍에 눈이 시립니다 역광으로,,, 멋진 주목도 한컷! 차가운 물과 바람 그리고 온도 하강에도 파란풀이 피었습니다 물들어 가는 계곡! 폭포에 도착하였습니다 단풍도 붉게 물들었습니다 여러장을 담았습니다 단풍 / 정연복 하루의 태양이 연분홍 노을로 지듯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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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기도 / 정연복산 2016. 3. 7. 10:00
봄날의 기도 / 정연복 겨우내 쌓였던 잔설(殘雪) 녹아 졸졸 시냇물 흐르듯 지난날의 모든 미움과 설움 사르르 녹게 하소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스운 봄바람에 꽁꽁 닫혔던 마음의 창 스르르 열리게 하소서 꽃눈 틔우는 실가지처럼 이 여린 가슴에도 연초록 사랑의 새순 하나 새록새록 돋게 하소서 창가에 맴도는 보드랍고 고은 햇살같이 내 마음도 그렇게 순하고 곱게 하소서 저 높푸른 하늘 향해 나의 아직은 키 작은 영혼 사뿐히 까치발 하게 하소서 한라산에도 봄이 왔습니다 눈이 녹아 물이 흐르고, 조릿대는 푸르게 변합니다 단단하게 얼었던 겨울도 연초록의 물결에 사르르 녹아버립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온는 봄은 싫습니다 간절한 기다림으로 뜨거움으로 맞이하는 봄이 좋습니다 이 한라의 동산 위에도 털진달래와 철쭉이 붉게 붉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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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사랑 / 정연복삶 2015. 4. 11. 10:00
지금 이 순간의 사랑 / 정연복 영원히 사랑한다고 우리들은 가끔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영원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삶에서 죽음까지의 시간이 허락될 뿐입니다 그 시간마저도 바람같이 빨리 흘러갑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죽음이 우리 둘을 갈라놓을 때가 날로 가깝습니다 죽는 날까지 사랑한다 해도 그 사랑은 결코 길지 못합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해야겠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 정연복 사랑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목숨까지 바치는 거창한 일은 아니어도 된다 세상의 어느 외로운 사람에게 가만히 어깨 품 내주고 슬픈 마음 토닥이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 내가 손수건 되어 눈물 한 방울 쓱 닦아주는 것 사람들끼리의 사랑이란 이렇게 작은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