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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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게 / 이해인산 2017. 11. 9. 21:41
희망에게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단식이 힘들까? 고민이 힘들까? 아님 가을에 낙옆지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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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 이 해인삶 2017. 11. 1. 18:29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 이 해인 초승달이 노니는 호수로 사랑하는 이여! 함께 가자 찰랑이는 물결위에 사무쳤던 그리움 던져두고 꽃내음 번져오는 전원의 초록에 조그만 초가 짓고 호롱불 밝혀 사랑꽃을 피워보자구나 거기 고요히 평안의 날개를 펴고 동이 트는 아침 햇살타고 울어주는 방울새 노래 기쁨의 이슬로 내리는 소리를 듣자구나 사랑하는 이여! 일어나 함께 가자 착한 마음 한아름 가득 안고서 나 그대에게 황혼의 아름다운 만추의 날까지 빛나는 가을의 고운 향기가 되리라 너에게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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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이해인산 2017. 10. 18. 21:31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이해인 초승달이 노니는 호수로 사랑하는 이여! 함께 가자 찰랑이는 물결위에 사무쳤던 그리움 던져두고 꽃내음 번져오는 전원의 초록에 조그만 초가 짓고 호롱불 밝혀 사랑꽃을 피워보자구나 거기 고요히 평안의 날개를 펴고 동이 트는 아침 햇살타고 울어주는 방울새 노래 기쁨의 이슬로 내리는 소리를 듣자구나 사랑하는 이여! 일어나 함께 가자 착한 마음 한아름 가득 안고서 나 그대에게 황혼의 아름다운 만추의 날까지 빛나는 가을의 고운 향기가 되리라 (2016년 가을 피아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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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의 노래 / 이해인삶 2017. 9. 29. 21:48
풀꽃의 노래 / 이해인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울릉도 해국을 바라보며 삶의 진솔함을 배움니다 두 팔을 벌려 달려오는 삶은 없다 무조건 배척하는 삶도 없을 것이다 진면목을 보는 거울은 우리를 힘들게도 한다 오늘은 참 힘들다 주변도 힘듬을 내가 안다 안고, 싸서 가지고 집으로 왔다 나는 그런 큰 그릇은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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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불갑산 상사화 개화 현황삶 2017. 9. 17. 08:40
상사화 / 이해인 수녀 아직 한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를 기다려 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니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 왔습니다 죽어서라도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상사화 /이재성 긴 긴밤 애타는 그리움으로 행여나 님의 소린가 바람결에 잠이 든다 잎새 떠난 그 자리에 피어나는 안개처럼 풀잎지고 꽃이피니 눈물꽃 상사화라네 붉게 젖은 눈망울에 노랗게 타버린 가슴이여 이룰수 없는 사랑 애처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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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기도/이해인삶 2017. 9. 1. 22:25
9월의 기도/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 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가을 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이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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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 :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수녀님삶 2017. 8. 2. 07:03
8월의 시 :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수녀님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큰 연못에 떠다니는 수련처럼 우리들도 우주의 큰 연못에 떠다니는 수련 같은 존재가 아닐는지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느끼는 마음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합장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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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장미 / 이해인삶 2017. 6. 27. 07:32
유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어제 잠시 내린 소나기가 행복하게 합니다 해갈을 위한 비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