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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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산 2024. 3. 10. 12:10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늪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삶에서 힘든 길도 친구랑 같이 걸어 간다면, 어디든 못가겠는가? 친구랑 강릉에서 물곰탕 한그릇하고,,,, 대관령 넘어 오면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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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애상 / 김남조삶 2024. 1. 16. 20:38
겨울 애상 / 김남조 올해 유달리 폭설과 얼음에 뒤덮인 겨울 그래 따뜻해지려고 저마다 기억해 내는 가슴 하나 난파한 바다에서도 가시처럼 못 삼킬 이름 하나 나는 육십 평생을 뭘하며 살았나 내게 와 쉬려고 혹은 영 눈감으려고 먼 세월 되짚어 찾아오는 옛사랑 하나 없으니 죄스러워라 눈과 얼음 덮인 흙의 살결에도 초록액체의 새순들 자랄 것이어늘 사람 한 평생을 허락받아 살면서 어쩌자고 참사랑 하나조차 못 가꾸어 겨울 지나도록 이렇게 혼자 봄이 와도 다시 그 후에도 나는 혼자일 것인가 겨울은 늘 차갑지만은 않습니다 외롭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 기억하고 싶은 시간입니다 늙은 어머니가 다 커서 함께 늙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눈길처럼''' 기억하고 싶은 시간 입니다 계절은 만나려하지 않아도 찿아옵니다 사람도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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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그리움의 혼불입니다 / 고은영삶 2024. 1. 7. 11:04
겨울은 그리움의 혼불입니다 / 고은영 잠 못 드는 긴긴 겨울 밤 우리 들은 추억 여행을 위해 길을 나섭니다 하얗게 쏟아지는 눈길을 더듬는 회상은 자리에 누워 시간을 거슬러 올라도 과거의 멋 곳에 닿아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바람의 나락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아픈 조각들을 들춰내고 욕되지 않는 숭고한 고해처럼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와서 비로소 용서라는 단어를 나열합니다 삶의 모양이 서러울수록 왜소해지는 강기슭에 외로움을 지피며 밤새 우는 바람소리 어느 신작로 가난하고 초라한 귀퉁이에서 우리는 보고픈 사람들과 애잔한 눈길을 보듬고 깊은 포옹과 행복한 미소로 조우를 하고 감격의 눈물로 시리고 추운 가슴을 뎁혀줍니다 행복과 슬픔의 동시성 속에 아픔으로 굽이치던 단애의 나날들을 위로하고 위로받습니다 고문 같은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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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 / 이해인삶 2023. 12. 22. 18:49
겨울바다 / 이해인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 바닷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 바다를 본다 누구도 사랑하기 어려운 마음일 때 기도가 되지 않는 답답한 때 아무도 이해 못 받는 혼자임을 느낄 때 나는 바다를 본다. 참 아름다운 바다 빛 하늘빛 하느님의 빛 그 푸르디푸른 빛을 보면 누군가에게 꼭 편지를 쓰고 싶다 사랑이 길게 물 흐르는 바다에 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정합니다 어느 순간에는 가장 흥청망청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태양이 뜨기 전에 가장 어둡고, 빛이 없듯이,,,, 동지 절기를 지나면서, 태양은 다시 양기를 품기 시작한답니다 지루할 틈이 없는 삶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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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터지도록 / 곽승란산 2022. 1. 21. 22:03
가슴이 터지도록 / 곽승란 뜨거운 응어리 가슴에 뭉클하던 인연의 길 끄트머리에 어둠은 소리 없이 내렸지 서산마루 핏빛으로 뭉그러지는 노을처럼 내 눈에도 피눈물이 흘렀었다 어둠은 거리를 덮고 삭막한 바람 불어오고 마지막으로 들려오던 목소리 뻥 뚫린 가슴 부여안으며 사그락 사그락 바람 따라 마른 낙엽 밟았던 소리 이제 잊을만한 시간 흘렀건만 스산한 저녁거리 덩그러니 혼자 보는 노을 왠지 외롭고 쓸쓸해 한편의 영화처럼 스치는 무언가 울컥 쏟아지는 멍울 소리치고 싶다 아주 큰 소리로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그 곳에 가서 막 소리치고 싶다. 멍먹한 가슴 뻥 뚫리도록. 만항재에 가고 싶은 날 입니다 볼떼기 시리도록 춥고,,,, 손끝이 아리도록 아픈 곳,,,, 그곳에 가고 싶은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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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삶 2022. 1. 5. 15:56
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 눈의 거리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 줄 알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잊혀지면 영영 잊혀질 줄 알았습니다 가슴에 저장된 파일처럼 더는 담을 수 없이 가득 찬 커다란 파일이 그대인 것을 펄펄뛰는 조바심은 없지만 그대에게 중독 되어 가슴으로 머무른 영원한 초대 잊혀지면 잊혀지는 대로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적당히 희석된 열정은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살아온 만큼의 넉넉함입니다 사랑이란 폴더 안에서 그대의 흔적을 회상해 보노라면 아직도 기억의 문고리는 지난날을 붙들고 있었기에 파일은 손상되지 않았음을 애써 잊으려 안한 까닭일까요 서둘러 보내지 않으렵니다 아아, 그대는 고스란히 가슴에 저장된 파일이었습니다 오래 입었던, 빛 바랜 등산복처럼 편안함이 있는 삶이 좋습니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