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
그대 머물면 / 정설연, 노래 유태광삶 2023. 12. 5. 15:53
그대 머물면 / 정설연, 노래 유태광 마음 저린 이름을 떠올리면 가슴은 또 이렇게 부릅니다 살다보면 가슴에서 바람을 타고 높은 파도를 헤칠 때 붉은 눈시울로 들어서는 사람이 그대입니다 외로운 날도 몇 번은 잘 넘겼지만 가슴 뭉클한 날도 몇 번은 잘 넘겼지만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 그대를 애써 밀어내던 날 내 안에 등불 하나 내걸고 그 불빛 때문에 가슴저리며 눈물로 나를 잠들게 하는 그 그리움도 외로움도 그대입니다 나도 그대가 좋습니다 언제나 온유한 마음과 미소가 좋습니다 이제는 조금은 익숙함이 좋습니다 내년 봄에는 설렘으로 뵙겠습니다
-
겨울사랑 / 고정희삶 2023. 12. 4. 18:36
겨울사랑 /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부지런히 달려온 한 해가 12월이 되었습니다 하늘의 뜻을 기다리며 살지는 못했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이란 이름으로 해왔습니다 언제나 시간은 한번 입니다 남은 시간 노력하고, 더 노력해야겠지요 딱 한번 밖에 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소중합니다
-
12월을 준비합니다산 2023. 11. 26. 11:43
12월의 엽서 / 이해인 12월엔 그대와 나 따뜻한 마음의 꽃 씨 한 알 고이고이 심어주기로 해요 찬바람 언 대지 하얀 눈 꽃송이 피어날 때 우리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온 세상 하얗게 피우기로 해요 이해의 꽃도 좋고요 용서의 꽃도 좋겠지요 그늘진 외딴 곳 가난에 힘겨운 이웃을 위해 베풂의 꽃도 좋고요 나눔의 꽃도 좋겠지요 한 알의 꽃씨가 천송이의 꽃을 피울 때 우리 사는 이 땅은 웃음꽃 만발하는 행복의 꽃동산 생각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사랑이 될 때 사람이 곧 빛이요 희망이지요 홀로 소유하는 부는 외롭고 함께 나누는 부는 의로울 터 말만 무성한 그런 사랑 말고 진실로 행하는 온정의 손길로 12월엔 그대와 나 예쁜 사랑의 꽃 씨 한 알 가슴마다 심어주기로 해요 12월의 엽서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
-
늦가을 장태산을 걸으며산 2023. 11. 25. 13:25
여행길의 친구에게 / 이해인 친구야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 내가 네 곁에 없는데도 잘 다니고 있니? 건강하니? 밥을 먹다 책을 읽다 길을 걷다 문득 네가 그리워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한다 네 이름을 불러본다 아름다운 풍경을 혼자만 보아 미안하다며 나에게 그림엽서를 보냈던 너 이제는 내게 엽서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네가 보는 것은 내가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 여행길에서는 엽서 쓰는 부담도 덜어주고 싶거든 너를 만나면서 이렇게 착해진 내 마음 네게도 선물이지 않니? 소설 절기도 지났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겨울임을 알리네요 김장도 익어가고, 따끈하게 불을 넣고 간만에 놀아 봅니다 고무마도 굽고, 커피도 내리고,,,, 최면을 걸어 봅니다 내가 언제나 행운아고,,,, 제일 행복..
-
친구에게 / 정호승산 2023. 11. 22. 13:46
친구에게 / 정호승 젖은 우산을 접듯 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 비 오는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 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 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 친구여 나를 활짝 펴 그대 안에 갖다놓아 줘 풀 향기를 맡으며 햇살에 온몸을 말릴 때까지 그대 안에 그렇게 오랜 친구에게 서운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흘리개 친구라서 킬킬거리며 끝났습니다 시원한 기분 입니다 삶의 연속에서 제 감정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오늘이 새해의 첫날처럼 다짐합니다 미루지 않으렵니다 미루면 내일이 더 힘들것 같습니다 누구나 선물처럼 주어지는 하루, 86,400초를 ,,, 힘껏 사랑하렵니다
-
당신의 첫눈이고 싶습니다 / 이 채삶 2023. 11. 19. 20:19
당신의 첫눈이고 싶습니다 / 이 채 간절한 내 마음이 당신의 첫눈으로 내릴 수 있다면 잎 다 떠나보낸 빈 나목으로 서도 좋겠습니다 당신의 처음이란 이유로 당신의 마지막까지 젖어들 수는 없을까요 당신에게 이르는 길에 처음으로 피는 눈꽃이고 싶습니다 신비스럽도록 맑고 고운 당신의 첫눈이 되어 하얗게 나를 비우고 당신의 추운 겨울부터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러다가 꽃 피고 새 지저귀는 하늘 푸르른 날에 당신의 맑은 샘터로 남아 다시 첫눈이 올 때까지 목마른 당신이라면 마셔도 마셔도 마르지 않는 한 방울의 그리움으로 살고 싶습니다. 가을 날을 풍미했던 핑크뮬리가 눈 속에 묻혔습니다 반영처럼 남은 모습도 붉고 아름답습니다 인생은 거울과 같으니 비친것을 밖에서 들여다 보기보다 먼저 자신의 내면을 살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