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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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엽서 / 안도현삶 2023. 11. 2. 08:48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아침 공기가 참 포근합니다 감사라는 단어로 이틀째 적어 보며, 생각해보았습니다 주어진것이 너무 많아 너무도 감사한 하루의 시작이였습니다 ---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의 꽃나무 입니다 행복은 감사에 있다지요,,,, 우리의 가슴에 심어 놓은 꽃나무에,,, 오늘은 무슨 꽃을 피우고, 주변에 향기를 나눌 수 있을까 합니다 감사한 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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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 김현성삶 2023. 10. 24. 18:48
가을날 / 김현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 버리고 떠나기, 법정스님 글에서 ---- 지난 주말에는 사랑허는 후배가 하늘나라 별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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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 김사랑삶 2023. 10. 22. 21:10
가을편지 / 김사랑 잘계시나요 사랑한다 편지를 보냈지만 늘 당신의 안부가 궁금했지요 행여나 저를 잊었을까 걱정하다가도 가끔은 생각하겠지 가을 하늘에 얼굴을 그려 봅니다 고추잠자리는 할 일없이 왔다가고 돌담 위 누런 호박은 갈 햇살에 익어가고 내 사랑도 익어 갑니다 어머니집 현관을 나서면서 봄니다 시골은 관심만 가지면 많은 것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말 게으름도 있습니다 익숙한 게으름과의 이별이 시골 가을의 트랜드? 고구마 하나를 먹고 싶어서 굽습니다 기다림이 길어지는 날, 짜증 이런 일상을 가을에 즐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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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 박금숙삶 2023. 10. 21. 19:18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 박금숙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나, 허수아비로 서서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들녘 어디쯤 마음까지 알알이 영글 것 같은 햇살 한가득 이고 섰다가 색깔 고운 옷 한 벌 지어드리리다 비록 누더기 차림이나 그대 찌든 땀 씻어줄 심성 고운 바람만큼은 넉넉히 모아두었습니다 그대,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함께 싹틔웠던 추억 다발로 묶여질 때까지 양 팔 벌리고 기다리겠습니다 (친구의 수확사진) 아침에 내린 소나기가 청량감을 더하는 시간 입니다 벼 수확에는 별 도움이 안되지만, 김장밭에는 꿀비 입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시간이지만, 선물같은 하루 잘 살아보렵니다 하늘은 뭉게구름 피어나고, 웃음 가득한 날 되십시요 저도, 우리도, 큰 성취를 향한 열정으로 힘차게 아침을 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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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삶 2023. 10. 16. 08:33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위대함과 평범함의 차이는 ? 자신을 매일매일 재창조 할 수 있는 상상력과 열망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랍니다 월요일, 멋진 가을의 아침, 위대한 나의 삶을 위하여 힘차게 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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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비/권기일삶 2023. 10. 14. 16:12
가을 사랑 비 / 권기일 싱그러운 비가 이른 아침잠을 깨우면 가득 고인 안개가 살며시 행복을 감싼다 나의 어렸던 사랑처럼 설레는 아침이다 한 걸음씩 추억 속을 뒤돌아 걸어가다 보면 가을은 언제나 낙엽 위에 앉은 비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과 설렘을 만들어 준 것 같아 성숙된 가슴도 가을 앞에는 무너지고 어른이 되어도 사랑 앞에도 무너진다 가을 그대를 만나 사랑의 아침을 맞는다 가을의 의미가 비 되어 내리는 아침을 맞는다 어느 날 사랑을 만나고 이 아침 비가 오듯 남은 이 가을 지우지지 않는 사랑이 와주렴 사랑에 두려움 없이 내리는 가을비 되어 완연한 모습의 가을 입니다 바람에, 천둥에, 비와 가뭄에 상처가 아물어 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도, 상처를 입더라도 계속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겠지요 서울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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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을 스스로 닦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 박진식삶 2023. 10. 9. 11:08
흐르는 눈물을 스스로 닦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 박진식 저녁, 백혈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한 소녀의 이야기를 TV에서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저렇게 착하고 여린 열한 살의 소녀가 가엾게도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니 내 눈가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 얼굴 전체에 얼룩이 졌습니다 그런 안쓰러운 내 모습을 본 어머니는 황급히 채널을 돌렸지만 내 얼굴에 펑펑 흐르는 눈물을 나는 닦을 수 조차 없습니다 내 몸에 붙은 손과 팔인데도 마비 때문에 닦을 수 없어 나는 그 눈물을 자꾸만 입 안으로 삼켰습니다 마치 그 아이가 당하고 있는 고통이 내 것인 양 나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그렇듯이 나는 흐르는 눈물조차 스스로 닦을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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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행복삶 2023. 10. 7. 14:35
가을하늘 / 정연복 가을하늘은 참 좋다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아도 좋고 흰 구름이 여기저기 떠다녀도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깊고 고요한 바다 같다 흰 구름이 많은 하늘은 폭신폭신한 이부자리 같다. 파란 가을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으면 가슴이 시원하게 열리고 나도 문득 하늘이 된다 누구나 떠나고푼 생각은 담고 살아갑니다 삶 한켠에, 그리움 등도 있구요 무엇을 간절히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참 행복합니다 일단 외롭지 않습니다 가을 하늘처럼,,,, 날마다 익어가는 풍경 아래 서면, 한 해 동안 살아온 살에 의미를 둡니다 지난 시간에서 삶의 궤적을 함께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추억을 넘어서 행복감을 줍니다 저의 시간이 즐겁고, 지치지 마시라 어차피 행복으로 가야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