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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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경산 2018. 1. 20. 20:23
옹이 / 류시화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 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관성의 물리력은 정지해 있는 사람은 계속 정지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 엘런 머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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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생각하며 / 김현승삶 2018. 1. 19. 15:34
꿈을 생각하며 / 김현승 목적은 한꺼번에 오려면 오지만 꿈은 조금씩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한다. 목적은 산마루 위 바위와 같지만 꿈은 산마루 위의 구름과 같아 어디론가 날아가 빈 하늘이 되기도 한다. 목적이 연을 날리면 가지에도 걸리기 쉽지만 꿈은 가지에 앉았다가도 더 높은 하늘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그러기에 목적엔 아름다운 담장을 두르지만 꿈의 세계엔 감옥이 없다. 이것은 뚜렷하고 저것은 아득하지만 목적의 산마루 어디엔가 다 오르면 이것은 가로막고 저것은 너를 부른다. 우리의 가는 길은 아 ㅡ 끝없어 둥글고 둥글기만 하다. 상상을 현실로,,,! 잠 못자고 기다린 오늘, 내일도, 내가 나그네 삶을 마무리 하는 시간까지 소망이란 촛불을 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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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칼리 지브란삶 2018. 1. 17. 22:24
그러나 알마트라는 말했다. 사랑에 대하여 말하여 주소서. 그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그들 위엔 잠시 정적이 떨어졌다. 이윽고 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하기 시작했다. 사랑이 그대들을 부르면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들을 싸안을 땐, 전신(全身)을 허락하라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은 칼이 그대들을 상처받게 할지라도. 사랑이 그대들에게 말할땐 그 말을 믿으라.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은 칼이 그대들을 상처받게 할지라도. 사랑이 그대들에게 말할땐 그 말을 믿으라. 비록 북풍이 저 뜰을 폐허로 만들 듯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들의 꿈을 흐트려 놓을지라도. 왜? 사랑이란 그대들에게 영광의 관을 쒸우는 만큼 또 그대들을 괴롭히는 것이기에. 사랑이란 그대들을 성숙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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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첫사랑 / 김선우삶 2018. 1. 16. 22:10
낙화, 첫사랑 /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함께 떠난 여행에서, 내가 여기에 있음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많은 생각이 있지만, 사랑으로만 기억하고자 합니다 저의 삶에 시간 내주셔서, 마주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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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잘랄루딘 루미삶 2018. 1. 14. 21:00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잘랄루딘 루미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은 그 작은 심장 안에 이토록 큰 슬픔을 넣을 수 있습니까? 신이 대답했다 보라, 너의 눈은 더 작은데도 세상을 볼 수 있지 않느냐 슬퍼하지 말라 네가 잃은 것은 어떤 것이든 다른 형태로 너에게 돌아올 것이니 ( 눈 내린 제주의 감귤밭에서,,,) 눈이 내린 감귤은 당도가 높아집니다 그러나 쉽게 부패하기도 합니다 모포나 양탄자를 털어낼 때 모포와 양탄자가 미워서 때리는 것은 아니지요 그 안에 있는 먼지를 털기 위함입니다 깊은 생각으로 살아야지 합니다 누구든, 무엇이든, 나를 위하여 삶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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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삶 2018. 1. 13. 20:44
동백꽃 피는 날 / 도종환 허공에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동백꽃 붉게 피어 아름답구나. 눈비오는 저 하늘에 깊이 없어도 길을 내어 돌아오는 새들 있으리니 살아 생전 뜻한 일 못다 이루고 그대 앞길 눈보라 가득하여도 동백 한 송이는 가슴에 품어 가시라 다시 올 꽃 한 송이 품어 가시라 동백, 그대 붉은 절망 앞에서 / 김금용 동백꽃 찾아 한 숨 안 쉬고 날아온 동박새, 봄은 산보다 바다가 먼저라고 일렀을까 사정없이 일어서는 봄은 파도 끝에 매달려온다고 일렀을까 속절없이 무릎꿇는 바다 앞에서 목숨 떨어뜨리는 붉은 동백꽃의 절망, 차라리 바다에 죽어 고해성사 하고픈 한 가닥 바램이 남았을까, 오동도 산자락 너머 향일암 높은 절벽까지 까마득히 길을 막는 동백향 짙은 그림자, 어둠 벗겨내는 첫 새벽 간절한 기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