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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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쓰네 / 고정희삶 2017. 7. 10. 18:06
하늘에 쓰네 / 고정희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땄기 때문이리니 가슴속 천봉에 눈물 젖는 사람이여 억조창생 물굽이에 달뜨는 사람이여 끝남이 없으니 시작도 없는 곳 시작이 없으니 멈춤 또한 없는곳, 수련꽃만 희게 희게 흔들리는 연못가에 오늘은 봉래산 학수레 날아와 하늘 난간에 적상포 걸어놓고 달나라 광한전 죽지사 열두 대의 비파에 실으니 천산의 매화향이 이와 같으랴 수묵색 그리움 만리를 적시도다 만리에 서린 사랑 오악을 감싸도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동트는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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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삶 2017. 7. 8. 15:44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왠지 초라해진 내 모습을 바라보며 우울함에 빠진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내 마음에 그대의 모습이 젖어 들어온다 빗물에 그대의 얼굴이 떠오른다 빗물과 함께 그대와 함께 나눈 즐거웠던 시간들이 그대를 보고픈 그리움이 내 가슴 한복판에 흘러내린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 쏟아놓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희망이 보입니다 / 용혜원 희망은 우리의 삶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희망을 보여주는 얼굴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입니다 그의 얼굴은 빛이 나고 웃음이 있습니다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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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 / 김재진 산문집삶 2017. 7. 2. 21:22
아픈 과거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를 되씹으며 붙잡아 놓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게 아니라 놓아버리는 겁입니다 무엇인가를 가장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그것에 강렬하게 저항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아픈 과거가 준 통증에 저항하면 할 수록 놓아버릴 수 없습니다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그것을 떠올리며 스스로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말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이 순간에 모든 걸 내맡기며 나의 주의가 현재 시점에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일상의 많은 시간, 우리의 주의는 과거와 미래에 가 있습니다 과거의 일은 집착하여 놓지 못하고 미래의 일은 미리 당겨져 근심에 잠기는 것이지요 아이러니한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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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기도/윤보영삶 2017. 7. 1. 15:13
7월의 기도/윤보영 7월에는 행복하게 해 주소서!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3월에 핀 강한 꽃은 지고 없고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는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해 주소서. 생각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며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