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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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로 시를 쓴다 / 박기만삶 2021. 3. 16. 21:31
파도 소리로 시를 쓴다 / 박기만 가슴이 답답한 날에는 바닷가에 간다 해변을 거닐면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상념조차 산산이 부서져 내려고 갈매기 울음소리 하늘에 맴돌며 시리도록 파란 물결은 답답한 가슴속에서 출렁거린다 바다보다 더 넓은 캔버스에 그리움을 넣고 외로운 가슴 하늘 향해 열어두면 파도가 와서 밤새 울어주리라 가슴이 답답한 날에는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로 시를 쓴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목련꽃이 피는 곳으로 걷습니다 바라보며 서쪽에 걸린 초승달이 목에 걸립니다 돌아오는 길에 목련꽃 한송이를 비틀어 꺽었습니다 꼬에 대봅니다 향긋한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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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파도칠 수 있을까 / 용혜원삶 2020. 6. 13. 22:39
나도 파도칠 수 있을까 / 용혜원 바람이 바다에 목청껏 소리쳐 놓으면 파도가 거세게 친다. 나는 살아오며 제대로 소리지르지 못한 것만 같은데 바람을 힘입어 소리지르는 바다 해변가에 거침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돌변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폭풍우 몰아치듯 살고 싶다는 것은 내 마음에 욕망이 불붙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 내 마음에도 거친 바람이 불어와 목청을 행구고 지나가면 세상을 향해 나도 파도칠 수 있을까 늘 파도에 시달려 시퍼렇게 멍들어 있는 이 바다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도 소리치고 싶은 열정이 남아있는 탓일까 갯바람을 쐬면 도시에서 온 나는 갯적은 소리를 내고 싶어진다 세상을 향해 나도 파도치고 싶어진다. 작은 변화가 있기를, 소망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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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놀다삶 2019. 10. 6. 22:25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를 원없이 바라보며, 마음 속 찌꺼기도 버립니다 허름한 바닷가 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오래도록 삶에 남을 듯 합니다 삶에,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더합니다 단지 한 걸음만 내디딘다면 나의 깊은 불행은 행복으로 바뀔 수 있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을은 뜬다 절망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찿는다 눈 덮인 겨울 밭고랑에서도 그 매운 맛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 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인생길을 멈추지 말고 도전하고, 항해하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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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 강은교삶 2018. 1. 27. 17:38
파도 / 유승우 파도에게 물었습니다 왜 잠도 안 자고, 쉬지도 않고, 밤이나 낮이나 하얗게 일어서느냐고, 일어서지 않으면 내 이름이 없습니다. 파도의 대답입니다.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 강은교 - 경련(痙攣)에게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불쑥 나타날 너의 힘을 기다린다 너희 힘이 심줄들을 부드럽게 하고 너의 힘이 핏대들을 쓰다듬으며 너희 힘이 튀는 침들을 길 밖에 멈추게 할 때 너희 힘이 눈부신 햇살처럼 민들레 노란 꽃잎 속으로 나를 끌고 갈 때 내가 노란 민들레 속살로 물들고 말 때 얼음의 혓바닥이 흔들거리며 얼음의 왼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왼다리가 사라지고 이윽고 얼음의 오른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오른다리가 사라지고 낮게 낮게 흐르는 눈물이 시간이 될 때 그때를 기다린다 아무도 몰래 너를 이 바람 찬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