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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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 이해인삶 2023. 1. 11. 19:52
바닷가에서 / 이해인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한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한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데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한 번씩 푸념할 적마다 쓸쓸함의 해초도 더 깊이 자라는 걸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감당 못할 열정으로 삶을 끌어안아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놓아버릴 욕심들은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다가 모래 위에 엎질러놓은 많은 말을 다 전할 순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을 당신께 선물로 드릴께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희망이 넝쿨처럼 자라서 벽을 덮고, 집을 덮는 담쟁이처럼 힘이 되는 저녁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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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 이홍섭삶 2022. 12. 6. 08:18
등대 / 이홍섭 나 후회하며 당신을 떠나네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 지친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불빛을 잘못 보고 낯선 항구에 들어선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이제 떠나면 다시는 후회가 없을 터 등 뒤에서, 등 앞으로 당신의 불빛을 온몸으로 느끼며 눈먼 바다로 나아갈 터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이라 나 후회하며 어둠 속으로 나아가네 언제나 찿아가도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곳, 동해바다,,,! 떠나고,,, 쉬고,,,, 큰 계획이 없는 해변 여행은,,, 돌아올 수 있는 힘과 영감을 주는 큰 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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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누워 / 박혜수삶 2022. 1. 4. 20:17
바다에 누워 / 박혜수 내 하나의 목숨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바라본다 설익은 햇살이 따라오고 젖빛 젖은 파도는 눈물인들, 씻기워 간다 일만의 눈초리가 가라앉고 포물의 흘러 움직이는 속에 뭇별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시퍼렇게 흘러간다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가 될까 물살의 퍼져감은 만상을 안고 가듯 아물거린다 마음도, 바다에 누워 달을 보고, 달을 안고 목숨의 맥이 실려 간다 나는 무심히 바다에 누웠다 어쩌면 꽃처럼 흘러가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외로이 바다에 누워 이승의 끝이랴 싶다 바다 가고 싶다,,,! 젖은 마음, 누구에게 보이고 싶지 않으 날,,,, 파도소리가 천둥치는 바닷가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