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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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삶 2015. 3. 5. 23:30
아버지의 그늘--신경림 툭하면 아버지는 오밤중에 취해서 널부러진 색시를 업고 돌아왔다. 어머니는 입을 꾹 다문 채 술굴을 끓이고 할머니는 집안이 망했다고 종주먹질을 해댔지만, 며칠이고 집에서 빠져 나가지 않는 값싼 향수내가 나는 싫었다. 아버지는 종종 장바닥에서 품삯을 못 받은 광부들한테 멱살을 잡히기도 하고, 그들고 어울려 핫바지춤을 추기도 했다. 빚 받으러 와 사랑방에 죽치고 앉아 내게 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화약장수도 있었다.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나는 자랐다. 아버지가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노라고. 이것이 내 평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나는 빚을 질 일을 하지 않았다. 취한 색시를 업고 다니지 않았고, 노름으로 밤을 지새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이 오히려 장하다 했고 나는 기고만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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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책 2015. 3. 5. 23:00
오늘 주문한 책들이 왔다 두권을 뚝 떼어서 이웃에게 주었다 책 선물을 받으면 마음이 따스해진단다 나도 고맙고, 감사하다 새 봄에 책을 선물한다! 이것으로도 좋다 아주 추운 겨울에는 추위를 모른다 하지만, 봄이 오는 길목에는 더 춥다 아품이 없으면 견디는 힘도 사라지나보다 다시 봄이다 봄바람도 밤새 창문을 두드린다 푸르름이 가득 달려오는 이순간, 한가슴 가득한 욕심이다 새벽처럼 단순하게 봄을 맞아야 하는데,,,, 나도 힘든 하루였는지는 모르지만, 모두가 보내는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상념에 잠긴다 많은 봄을 보냈거늘,,,, 조용하게 시를 일고 싶었다 고상함도, 자랑도 아니고, 어릴적 감성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오늘도, 난 한편의 시를 읽는다 조금은 복잡한 현실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읽는다 부족하고, 비어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