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
가족의 힘 / 류근삶 2017. 12. 22. 21:56
가족의 힘 / 류근 애인에게 버림받고 돌아온 밤에 아내를 부등켜 안고 엉엉 운다 아내는 속 깊은 보호자답게 모든 걸 안다는 듯 등 두들기며 내 울음을 다 들어주고 세상에 좋은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세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는다 나는 더 용기를 내서 울고 아내는 술상을 봐 주며 내게 응원의 술잔을 건넨다 이 모처럼 화목한 풍경에 잔뜩 고무된 어린 것들조차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와 율동을 아끼지 않고 나는 애인에게 버림 받은 것이 다시 서러워 밤 늦도록 울음에 겨워 술잔을 높이 드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갖자고 술병을 세우며 굳게 다짐해보는 것이다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 류근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친구여..
-
사랑을 위한 노래 / 김승희삶 2017. 12. 18. 20:00
사랑을 위한 노래 / 김승희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나의 불행한 마차도 그래도 가장 좋은 것 이라고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너는 나와 함께 금색 태양을 위한 추운 싸움의 길을 떠나야 한다.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암초 때문에 더욱더 빛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우리는 생의 다른 조명등들을 아낌없이 모두 살해해 버려야 한다. 숲들은 슬픈 안개에 아주 덮여 있었다. 비가 내리고 고요한 山頂 하늘 속에선 새들이 그들의 고독한 장난을 다시 하기 시작하고 바람이 불었다. 그때 나는 꿈꾸었다. 너와 함께. 그리고 나서 우리의 발걸음을 地上의 지평선을 아주 잊어버리었다. 온갖 무장한 죽음이 나를 기다릴지라도 너 몰래 끊임없이 나를 괴롭힐지라도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나의 싸움이 용감하였다고 만일 네가 생각한..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산 2017. 5. 19. 18:48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해 했다. 반지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2017년 어느 봄날에, 암릉에 핀 아름다운..
-
봄날은 간다 / 이향아산 2017. 4. 14. 10:13
봄날은 간다 / 이향아 누가 맨 처음 했던가 몰라 너무 흔해서 싱겁기 짝이 없는 말 인생은 짧은 여름밤의 꿈이라고 짧은 여름 밤의 꿈같은 인생 불꽃처럼 살고 싶어 바장이던 날 누가 다시 흔들어 깨웠는지 몰라 강물은 바다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 실개천 흘러서 바다로 가는 길 엎드려 흐느끼는 나의 종교여, 나를 아직도 용서할 수 있는지. 꽃이 지는 봄, 땅 위에 물구나무 서서 영원의 바다 같은 하늘을 질러 나 이제 길을 떠나도 돌아올 수 있는지, 봄날은 간다. 탈없이 간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 이외수 벚꽃 --
-
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삶 2017. 4. 5. 22:40
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
초대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삶 2017. 4. 5. 18:45
초대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당신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당신이 몆 살인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다만 당신이 사랑을 위해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주위로부터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알고 싶다. 어떤 행성 주위를 당신이 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이 있는가. 삶으로부터 배반당한 경험이 있는가. 그래서 잔뜩 움츠러든 적이 있는가. 또한 앞으로 받을 더 많은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은 적이 있는가 알고 싶다. 나의 것이든 당신 자신의 것이든 당신이 기쁨과 함께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미친 듯이 ..
-
용봉산 암릉 진달래!산 2017. 3. 28. 17:36
용봉산 암릉에도 봄이 왔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가 겪은 일들이 삶에 메세지가 되듯이, 산길에서 큰 스승을 만난다 솜다리,,,! 도의 사람 / 장 자 도 안에서 걸림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그 자신의 이해에 얽매이지 않으며 또 그런 개인적인 이해에 얽매여 있는 사람을 경멸하지도 않는다. 그는 재물을 모으고자 애쓰지 않으며 그렇다고 청빈의 덕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그는 남에게 의존함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또한 홀로 걸어감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대중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대중을 따르는 자를 비난하지 않는다. 어떤 지위와 조상도 그의 마음을 끌지 못하며 불명예와 부끄러움도 그의 길을 가로막지 못한다. 그는 매사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으며 긍정과 부정에 좌우되지도 않는다.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