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연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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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길을 가면서 / 김윤진산 2020. 5. 29. 07:17
인생 길을 가면서 / 김윤진 길을 갔다 길을 가는 동안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혹여 아는척하는 이에겐 목례뿐이었다 땅거미가 내려앉아도 어둠이 덮는 길을 지나 불빛 밝히는 곳으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한 길을 갔다 그랬던 것 같다 몽롱한 달빛처럼 확연함도 없이 무엇을 찾고 있었을까 언제나 뒤적이는 머릿속은 까마득히 오래 전의 일까지도 불을 켜놓고 있었으니 문뜩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세상을 잘못 살아왔을까 가슴팍이 시리더니 온몸에 통증이 느껴졌다 두꺼운 옷을 덧입었다 왠지 행동하는 것이 낯설고 내가 아닌 것 같다 나를 누구라 하는가 새해벽두부터 막연함이 벽처럼 다가왔다 우리 언제고 다시 만날 것이다 기대마저 접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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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방문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산 2016. 12. 31. 15:44
송년의 시/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사람은 떠나가도 그가 주고 간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남기고 간, 그 사랑이 나를 살리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도 사랑에 기대어 살지 않겠는가? 무엇으로서 길을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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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리산 종주 3.산 2016. 7. 19. 22:14
하동 방향에서 비구름이 밀려옵니다 천천히 세석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지리산 위에서/ 김대식 구름은 골짝마다 가득히 깔려있고 굽이굽이 산들은 펼쳐져 있는데 멀리 잿빛 산들은 구름 위에 올라 있다. 능선마다 울긋불긋 피어나는 단풍들 계곡마다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 산길마다 사람들의 활짝 핀 모습들 생사고락은 산에도 있는 것 풍상에도 꿋꿋이 지켜온 신념 고사목이 되어서도 그 기상 변함없네. 세월에 묻힌 숱한 비화들 적도 동지도 한겨레인데 지리산은 말없이 안개만 깔고 있다. 통천문을 지나서 천왕봉에 오르면 하늘이 내려와 산아래 깔려있고 광활한 지리산은 하늘을 품고 있다. 세석으로 가는 길에 가장 긴 계단 오르막입니다 비가 후두둑 떨어지지만 발도 무지 무겁습니다 메고 온 짐이 하루를 묵었서도 줄지를 않으니 ㅋㅋㅋ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