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
수선화에게 / 정호승삶 2015. 3. 29. 22:08
수선화에게 / 정호승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지켜 보고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에코라는 이름의 숲 속의 님프가 제우스를 찾는 헤라에게 시간을 끌려고 수다를 떨다가 헤라의 분노를 사서 남보다 먼저 말할 수 없고 남이 먼저 말하면 그걸 따라할 수밖에 없는 저주에 걸립니다. 그 숲에 자주 사냥을 오는 나르시스라는 아주 잘생긴 청년이 있었는데 에코가 그를..
-
매화가 만개한 범어사에 풍경 하나 달고?문화재,명승,고적 2015. 3. 14. 23:46
새벽에 03시에 출발하여, 금정산을 산행하고 하산길에 들른 범어사에는 매화가 한창입니다 25-7년 정도 전에 부산 여행에 왔다가 들렸던 기억을 새롭게 합니다 택시로 왓다가 갔던 그 시절보다는 정돈되고 산사의 건물도 많이 변화되었네요 저희 지역은 아직도 겨울인데, 봄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경내에는 발굴 및 공사가 있어서 안 담았습니다 풍경 달다....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 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청량한 바람소리가 대숲과 아주 멋지게 어울렸습니다 다시 부산에 오는 날에는 기장 대변항과 태종대, 광한대교,자갈치 등을 들러 볼 예정입니다 행복한 금정산, 범어사 입니다
-
한라산 상고대를 보며!산 2014. 11. 14. 09:42
비가 내리는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어둠과 비를 뚫고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자, 눈보라는 빰을, 바람은 서 있기도 곤란하게 불었습니다 간단하게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하고, 관음사로 내려가는데 바람이 더욱 쎄다? 잠시 방한을 강화하는데 상고대가 핍니다 한라산에서 첫 눈을 맞아봅니다 소망 하나 빌었습니다 첫 눈 오는날!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같은 흰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는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
-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며,,,, 정호승음식 2014. 10. 4. 23:14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며,,,, 정호승 바지락칼국수 국물 위로 떠오른 조갯살을 날렵하게 집어먹는다고 해서 내가 붉은어깨도요새가 될 수 있겠는가 바지락 조개껍질에 아직 남아 있는 갯벌의 잔모래를 씹어먹었다고 해서 잔모래에 아직 남아 있는 파도소리에 고요히 귀기울였다고 해서 내가 가슴붉은도요새의 가슴이 될 수 있겠는가 내가 먼저 썰물이 되지 않고서는 내가 먼저 새들이 자유롭게 발자국을 찍어대는 맛있는 갯벌이 되지 않고서는 어떻게 머루처럼 까만 민물도요새의 눈동자에 걸린 수평선이 될 수 있겠는가 이제 돌아가실 날만 남은 틀니뿐인 늙은 아버지와 자장면보다 맛있는 바지락칼국수를 먹으며 식탁 위에 젓가락으로 수북이 조개껍질을 쌓아놓았다고 해서 어떻게 내가 거룩한 패총이 될 수 있겠는가 오늘은 원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
-
잎새에게 / 정호승산 2014. 8. 24. 15:05
잎새에게 / 정호승 하느님도 쓸쓸하시다 하느님도 인간에게 사랑을 바라다가 쓸쓸하시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소리없이 지나가는 들녘에 서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지 알 수 없어라 그대는 광한루 돌담길을 홀로 걷다가 많은 것을 잃었으나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나니 미소로서 그대를 통과하던 밝은 햇살과 온몸을 간지럽히던 싸락눈의 정다움을 기억하시라 뿌리째 뒤흔들던 간밤의 폭풍우와 칼을 들고 설치던 병정개미들의 오만함을 용서하시라 우듬지 위로 날마다 감옥을 만들고 감옥이 너무 너르다고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나니 그대 가슴 위로 똥을 누고 가는 저 새들이 그 얼마나 아름다우냐 오늘 용봉산을 오르는데 나무잎도 가을색으로 변했네요 도토리는 마구 떨어지구요 추석이 지나면 깊은 가을로 달려갈듯 싶습니다 추억이 있는 게절의 문턱..
-
당신을 응원합니다삶 2014. 7. 19. 20:37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오늘 속리산 문장대를 올랐습니다 장마이니 화창함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복원한 토지에 물봉선이 피었네요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금년들어 처음 만나는 모습이 예뻣습니다 전 오늘, 현재의 삶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든 이의 기쁨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기뻐할, 성공할 차례입니다 장애물을 넘어 가보세요 당신을 응원합니다 황폐한 토지를 복원하는 땅에도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모두는 현재의 과정에서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됩니다 계속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겁니다
-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삶 2014. 7. 17. 21:51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지난해에 안면도 다알리아축제에서,,, 제가 좋아 하는 사진 입니다 사랑에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무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