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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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삶 2015. 6. 11. 14:19
비 내리는 점심 먹으러 갔다가, 화단에 만개한 꽃을 봅니다 갈망하던 비도 조금이라도 내리니, 더욱 싱그러움이 더합니다 인간들은 진리와 사랑을 가장 아름다운 정신의 양식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깨달음을 얻기 이전에는 진리와 사랑도 욕망과 허영의껍질에 불과하다 욕망과 허영의 껍질은 부분과 유한에 종속되어 있고, 진리와 사랑의 알맹이는 전체와 무한에 영속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들은 육안과 뇌안으로만 만물의 진정성을 보려고 드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 중에는 박사들도 부지기수고 도사들도 부지기수다 하진만 심안과 영안을 뜨고 만물의 진정성을 볼 수 있는 인간들은 드물다 --이외수 외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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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가 묻어오는 숲에 앉아서!산 2015. 6. 6. 21:51
대부분의 인간들은 사랑의 실체를 모르고 있다. 사랑의 실체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미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오로지 한 가지 미끼만을 필요로 한다. 미끼의 잘못된 선택은 사랑의 잘못된 선택이다. 재산과 가문 학벌과 재능 교양과 외모 신분과 명예 종교와 사상, 속삭임 그리고 정력. 앞에서 열거한 미끼들은 인간들이 사랑을 낚기 위해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미끼들이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보다는 사랑을 가장한 욕망을 낚기에 적합한 미끼들이다. 진정한 사랑은 오로지 아름다움이라는 미끼 하나로 충분하다. 모든 생명체는 절대로 아름답지 않은 대상에게서는 사랑을 느끼지 않는다. .. 이외수(외뿔) 중에서 모든 생명체는 절대로 아름답지 않은 대상에게서는 사랑을 느끼지 않는다.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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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삶 2015. 2. 7. 11:18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 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 말을 대부분이 진리처럼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늘 제가 어떤 대상이든지 영원한 내 꺼로 만드는 비결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 대상이 그대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순간 그 대상은 영원한 내 꺼로 등재됩니다 비록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 하더라도 이미 그것은 그대의 영혼 속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다시 새로운 한 날이 시작되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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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산 2015. 2. 7. 07:36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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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세상 / 이외수삶 2014. 12. 22. 22:34
외로운 세상 / 이외수 힘들고 눈물겨운 세상 나는 오늘도 방황 하나로 저물녘에 닿았다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만날사람이 없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워졌다 사람들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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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성제봉의 추억!산 2014. 12. 21. 21:22
봄밤의 회상 / 이외수 밤 새도록 산문시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애 언제 한번 꿀벌들 날개짓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 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나 흐림 젊은날 만개한 벚꽃같이 눈부시던 사랑도 끝내는 종식되고 말았네 모든 기다림 끝에 푸르른 산들이 허물어지고 온 세상을 절망으로 범람하는 황사바람 그래도 나는 언제나 펄럭거리고 있었네 이제는 이마 위로 탄식처럼 깊어지는 주름살 한 사발 막걸리에도 휘청거리는 내리막 어허,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별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