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지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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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방문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산 2016. 12. 31. 15:44
송년의 시/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사람은 떠나가도 그가 주고 간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남기고 간, 그 사랑이 나를 살리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도 사랑에 기대어 살지 않겠는가? 무엇으로서 길을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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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희미해진 옛사랑의 그림자/ 최영미삶 2016. 6. 10. 05:50
봄, 젊음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치열하고, 감내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그 봄을 추억해 봅니다 또 다시 희미해진 옛사랑의 그림자/ 최영미 불꺼진 방마다 머뭇거리며, 거울은 주름살 새로 만들고 멀리 있어도 비릿한, 냄새를 맡는다 기지개 켜는 정충들 발아하는 새싹의 비명 무덤가의 흙들도 어깨 들썩이고 춤추며 절뚝거리며 4월은 깨어난다 더러워도 물이라고, 한강은 아침해 맞받아 반짝이고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가 짧게 울려퍼진 다음 9시 뉴스에선 넥타이를 맨 신사들이 침통한 얼굴로 귀엣말을 나누고 청년들은 하나 둘 머리띠를 묶는다 그때였지 저 혼자 돌아다니다 지친 바람 하나 만나는 가슴마다 들쑤시며 거리는 초저녁부터 술렁였지 발기한 눈알들로 술집은 거품 일듯 부글부글 취기가 욕망으로 발효하는 시간 밤공기 더 축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