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주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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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산 2020. 10. 11. 22:22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치지 않을 때 섭섭한 마음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번이나 세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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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을 지납니다삶 2020. 4. 3. 22:00
매화꽃이 보는 곳을 보라/이산하 나도 가끔은 매화처럼 살고 싶었다 매화꽃이 보는 곳을 보고 매화 향기 가는 곳을 가고 싶었다 다른 꽃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필 때 매화처럼 땅을 내려다보며 피고 싶었다 눈보라 속 잎보다 먼저 꽃 피고 싶었고 어둠 속 매화 향기에 취해, 나도 그 암향을 귀로 듣고 싶었다 매화나무처럼 열매 속에 독을 넣어 새들이 함부로 씨를 퍼뜨리지 못하거나 매서운 추위 없이 곧바로 새 가지에 열매 맺고 싶지도 않았다, 나도 가끔은 매화꽃처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땅의 생채기에 단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매화꽃이 보는 곳을 보다 보면 매화 향기 가는 곳을 가다 보면 나는 이미 하늘을 올려다보며 허공의 바탕에 단청을 하고 있었다 좌우의 치우침이 아니라 아품이 있는 날, 4.3 이 땅에서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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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것들 / 류시화삶 2019. 12. 17. 08:41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것들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위에 서서 생각 하니 삶에서 잃은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 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며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여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 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무엇을 먹고 싶은지를 모른다면 허기를 채울수도 없듯이, 삶에서도, 내가 무엇을 갈망하는지를 정확히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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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삶 2019. 9. 2. 19:55
일이라는 건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일이 생겨나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 일 입니다. 또한 일이란 생존이 아닌 공영의 의미를 띨 때 보다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할 일이 없는 것처럼 불행한 건 없습니다. 또 일이 있어도 아무 의미 없이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처럼 비참한 일은 없습니다 이왕이면 어떤 분야를 창조하는 일일 때 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단지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타인의 진화에 도움을 주는 일이라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지금이라도 반드시 찿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루어야 합니다. ----- 무심, 이화영지움, 창조하는 일 중에서 --- 질겅질겅 밟히던 생각을 정리합니다 아니 포기 합니다 내 마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