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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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린다 / 진은영삶 2022. 11. 14. 06:59
어울린다 / 진은영 너에게는 피에 젖은 오후가 어울린다 죽은 나무 트럼펫이 바람에 황금빛 소음을 불어댄다 너에게는 이런 희망이 어울린다 식초에 담가둔 흰 달걀들처럼 부서지는 희망이 너에게는 2월이 잘 어울린다 하루나 이틀쯤 모라자는 슬픔이 너에게는 토요일이 잘 어울린다 부서진 벤치에 앉아 누군가 내내 기다리던 너에게는 촛불 앞에서 흔들리는 흰 얼굴이 어울린다 어둠과 빛을 아는 인어의 얼굴이 나는 조용한 개들과 잠든 깃털, 새벽의 술집에서 잃어버린 시구를 찾고 있다 너에게 어울리는 너에게는 내가 잘 어울린다 우리는 손을 잡고 어둘음 헤엄치고 빛 속을 걷는다 네 손에는 끈적거리는 달콤한 망고들 네 영혼에는 망각을 자르는 가위들 솟아나는 저녁이 잘 어울린다 너에게는 어린 시절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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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삶 2022. 10. 29. 07:29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 버린 것은 네가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때는 가만히 네 마음이 가장 깊은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숲에 들으면 새로운 느낌이지만, 편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을 산에서는 시간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아무도 기다려 주지않고, 모두에게 공정하게 주어지는 시간,,,, 매 순간 소중한 것을 이조 살아가다가, 훅 깨는 시간,,,, 가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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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 / 문병란삶 2022. 10. 27. 08:19
희망가 /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 꼭 찾아온다. 아침 밥 한그릇에 만족합니다 애써서 무엇을 찿거나, 더 좋은 것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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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멀지만 아름다운 동해 두타산 후기산 2022. 10. 3. 10:40
두타산 높이 1,357m. 소금강이라고도 한다. 태백산맥에 자리잡고 있으며 청옥산·고적대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동·서간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북쪽과 동쪽은 급경사를 이루어 험준하며, 서쪽 사면은 비교적 완만하다. 북동쪽 사면에서 발원한 하천이 무릉계곡을 지나 살내[箭川]를 이루며, 동쪽 사면에서 발원한 하천이 오십천을 이루어 동해에 흘러든다. 한편 남동쪽 기슭에서 발원한 하천은 골지천과 하류해 한강 상류로 흘러든다. 산이 깊고 험준해 비교적 식물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잣나무·소나무 숲이 울창하며, 산정의 고산지대에는 관목대와 초본대가 형성되어 있다. 북쪽에 있는 쉰움산(888m)에는 산제당이 있으며, 두타산과 청옥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무릉계곡이 있다. 이곳에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삼화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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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선물입니다 / 김민소삶 2022. 9. 15. 06:20
사람이 선물입니다 / 김민소 하늘이 빛나는 것은 은하수 때문이고 들판이 빛나는 것은 원시림 때문이고 세상이 빛나는 것은 사람 때문입니다. 아픔이 소중한 것은 기쁨과 함께 하기 때문이고 실패가 소중한 것은 성장과 함께 하기 때문이고 세상이 소중한 것은 사람과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받아들이는 아름다움을 배우게 하고 세상은 나누는 아름다움을 배우게 하고 사람은 존재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해줍니다. 살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가슴 따뜻한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사람이 선물입니다. 먼동이 붉게 터 오는 아침입니다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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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선언/ 류시화삶 2022. 9. 7. 23:02
꽃의 선언/ 류시화 모든 꽃은 발끝으로 선다 다른 꽃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옷자락 잡아당기는 어둠보다 높이 서기 위해 무채색의 세상에 자기 가슴 물들인 색으로 저항하기 위해 꽃으로 핀다는 것은 톱니 모양 잎사귀의 손을 뻗어 불확실한 운명 너머로 생을 던지는 자기 혁명 같은 것 모든 꽃은 발끝으로 선다 마음 자락 끌어내리는 절망보다 높이 서기 위해 다른 꽃들 향해 얼굴 들고 자기 선언을 하기 위해 꽃을 따라 걷고, 걷다가 저녁, 빛이 드는대로 다시 걸었던 기억들,,,, 꽃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시간이, 저녁 무렵이고 동행한 이들도 익어가는 삶의 시계 결국은 함께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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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화엄사 여행산 2022. 8. 27. 15:03
무량 / 전영관 봄비 속살거리고 안개까지 자욱해 아슴아슴 젖어드는데 화엄사 가자하네 기가 센 곳이라 일주문부터 쭈뼛했었지 만발하는 흑매가 보통 귀신은 아니다 싶어 벽사 삼아 마들가리를 주워왔었지 입에만 담아도 무거운 화엄보다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 당신에게 간질밥 먹여도 될 것 같은 부여 무량사를 고집부리네 사미*처럼 파르래한 눈웃음도 무례는 아니고 석탑을 데우는 볕처럼 무량하고 사무치는 봄날이라 전생부터 이생의 우환들을 널어놓고 싶네 극락전 처마선이 당신 플레어스커트만큼 황홀하다고 너스레 떨어놓고는 딴청부리겠네 배롱나무 아래 골똘한 당신은 뒤꿈치에 자운영 보랏빛을 묻혀오겠지 쿡, 쿡 옆구리 찌르며 천치처럼 웃으려고 내 팔꿈치에 복사꽃 연분홍을 바르고 싶네 꿀 발라 경단을 빚듯 벌들이 잉잉거려서 물색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