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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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 박인걸산 2023. 8. 8. 06:18
팔월 / 박인걸 해마다 팔월이면 태양이 가깝게 다가와 숲은 가마솥이 되고 대지는 화덕이다. 풀벌레는 자지러지고 새들은 그늘로 숨지만 바람의 풀무질이 열기를 불어넣을 때면 푸른 생명들은 조용히 찬가를 부른다. 우주의 에너지가 구석구석 파고들 때면 잎사귀마다 춤을 추며 여름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추가 소리 없이 여물고 고구마도 큰 꿈을 키워가는 팔월에는 너와 나의 사랑도 여물어 가려나 덥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전히 좋습니다 짧은 여름, 즐기시고 행복하십시요 뒤를 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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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어느 날 / 김인숙삶 2023. 8. 6. 11:24
늦여름 어느 날 / 김인숙 순수의 빛이 그리워 문득 바라본 도시의 하늘에 별이 뜬다 풀 내음 모락모락 익어가는 들녘 찌르르 쌔르르 풀벌레 소리 새벽 창가에서 가을을 부르고 마음엔 두둥실두둥실 별이 뜬다 하늘 닮은 맑고 푸른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온다 내일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길이 보이고, 내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핑게만 생긴답니다 조생종 벼가 벌써 누렇게 익어갑니다 가끔 불어오는 찬바람이 콧등을 스치면 가을이 가까이 온 것을 느낍니다 행복한 가을 준비하시는 시간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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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저녁 / 김정택삶 2023. 7. 16. 20:05
여름날 저녁 / 김정택 온종일 뜨거운 사연 가슴에 품은 해 고개를 조아리며 서산마루에 걸터앉아 시큰둥 바라본다. 동네 우물가 두레박은 아낙네들 바쁜 손놀림에 곤두박질치며 멱감느라 분주하면 시원한 강바람 긴 그림자를 몰고 오니 수초 위에 쉬어가는 노을 빛을 잃고 잠이드네. 잔잔한 강물 위에 달빛이 자맥질하여 파문을 일으키면 웅크린 물새들 힘차게 비상한다. 별빛은 바람과 같이 내 마음속에 서성이면 떠오르는 옛 생각 한 가닥 그리움이 여울가에 아롱거려 세월은 가만히 있고 나만 홀로 추억 찿아 달려가네. 지루한 장마에, 잠시 빼꼼히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잠시 걸었습니다 문명은 자연에 맞서 이뤄낸 성취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타고난 자질을 발휘한 결과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 -- 문병에는 언제나 인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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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이채삶 2022. 7. 4. 06:55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이채 겨울은 덥지 않아서 좋고 여름은 춥지 않아서 좋다는 넉넉한 당신의 마음은 뿌리 깊은 느티나무를 닮았습니다. 더위를 이기는 열매처럼 추위를 이기는 꽃씨처럼 꿋꿋한 당신의 모습은 곧고 정직한 소나무를 닮았습니다. 그런 당신의 그늘이 편해서 나는 지친 날개 펴고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 가슴이 작은 한 마리 여름새랍니다. 종일 당신의 나뭇가지에 앉아 기쁨의 목소리로 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당신은 어느 하늘의 선녀인가요?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열매가 여름 햇살에 익어가고 있을 때 이 계절의 무더위도 자연의 축복이라며 감사히 견디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큰 산을 오르다보면, 힘들어서 포기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때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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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수목원삶 2019. 6. 11. 21:18
청산수목원은 연꽃과 수련, 창포 등 200여 종의 습지식물이 어우러진 수생식물원, 밀레·고흐·모네 등 예술가들의 작품 속 배경과 인물을 만날 수 있는 테마정원, 계절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산책로와 황금메타세쿼이아 등 600여 종의 나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수목원으로 꾸며져 있다. 199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꽃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생식물, 수목, 야생화가 서식하고 있다. 청산수목원 전화 : 041-675-0656 주소 :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 오픈 : 매일 09:00 – 18:00, 일몰시까지 영업 / 연중무휴 가격 : 성인 / 8,000원, 중고생/5,000원, 어린이/4,000원, 경로/장애/국가유공자/무료 홈페이지 : http://www.g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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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삶 2018. 8. 10. 06:43
8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여름 하늘은 알 수 없어라 지나는 소나기를 피할 길 없어 거리의 비가 되었을 때 그 하나의 우산이 간절할 때가 있지 여름 해는 길기도 길어라 종일 걸어도 저녁이 멀기만 할 때 그 하나의 그늘이 그리울 때가 있지 날은 덥고 하루가 버거울 때 이미 강을 건너 산처럼 사는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지 그렇다 해도 울지 않는다 결코 눈물 흘리지 않는다 오늘은 고달파도 웃을 수 있는 건 내일의 열매를 기억하기 때문이지 지난 시간을 내려놓고,,, 내가 어떤 사람이었나를 조용히 들여다 봅니다 가끔 찿아가는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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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엽서 / 이외수삶 2017. 7. 30. 04:50
여름 엽서 / 이외수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는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 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 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 만으로도 내 뼛 속 가득 떠오르는 해 (천리포수목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