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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 정호승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으면 죽어서도 그대로 피어있는가 장미는시들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때 입을 벌리는데 너는 사는것과 죽는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도 저 모습으로
안개중독자 - 이외수 사랑아 그대가 떠나고 세상의 모든 길들이 지워진다 나는 아직도 안개중독자로 공지천을 떠돌고 있다 흐리게 지워지는 풍경 너머 어디쯤 지난날 그대에게 엽서를 보내던 우체국이 매몰되어 있을까 길없는 허공에서 일어나 길없는 허공에서 스러지는 안개처럼 그토록 아파한 나날들도 손금 속에 각인되지 않은 채로 소멸한다 결국 춘천에서는 방황만이 진실한 사랑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