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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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서북능선 단풍산행 2산 2020. 10. 13. 17:19
운해가 지나가고 햇살이 나오니 아름다운 단풍이 보입니다 ㅎㅎ 물든다는 말 / 나호열 용광로 같은 가슴에서 떨어져 내린 모음이 사라진 자음처럼 잎 하나 빈 의자에 앉아 있다 청춘을 지나며 무엇이 부끄러웠는지 저 혼자 붉어져 가을을 지나고 있다 너덜지대를 걷는 것 빼고는 황홀한 날,,,! 시월 / 나호열 뜨겁게 땀 흘리며 여름을 지나온 사람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서로서로 훈장 대신 빛 나는 쉼표를 나눠주고 싶다 저, 깊이 휘인 포옹 곱습니다 멋진 풍광입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큰 산 / 나호열 어느 사람은 저 산을 넘어가려 하고 어느 사람은 저 산을 품으려 하네 어느 사람은 높아서 큰 산이라 하고 어느 사람은 품이 넓어 큰 산이하 하네 발힘이 흔들거려 쉬어야겠다 넘지도 안기지도 못한 사람들은 저홀로 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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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지도 / 이병률산 2020. 8. 25. 21:29
내 마음의 지도 / 이병률 1 자주 지도를 들여다 본다 모든 추억하는 길이 캄캄하고 묵직하다 많은 델 다녔으므로, 많은 걸 본 셈이다 지도를 펴놓고 얼굴을 씻고, 머리 속을 헹구워 낸다 아는 사람도, 마주칠 사람도 없지만 그 길에 화산재처럼 내려 쌓인다 토실토실한 산맥을 넘으며, 온 몸이 다 젖게 강을 첨벙이다 고요한 숲길에 천막을 친다 지도 위에 맨발을 올려보고 나서도 차마 지도를 접지 못해 마음에 베껴두고 잔다 여러 번 짐을 쌌으므로 여러 번 돌아오지 않은 셈이다 여러 번 등 돌렸으므로 많은 걸 버린 셈이다 그 죄로 손금 위에 얼굴을 묻고 여러 번 운 적이 있다 2 깊은 밤, 나는 그가 물을 틀어 놓고 우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울음소리는 물에 섞이지 않았지만 그가 떠내려보낸 울음은 돌이 되어 잘 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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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유안진삶 2020. 5. 19. 02:41
자화상 / 유안진 한 오십 년 살고 보니 나는, 나는 구름에 딸이요 바람에 연인이라 눈과 서리와 비와 이슬이 강물과 바닷물이 뉘기 아닌 바로 나였음을 알아라. 수리부엉이 우는 이 겨울도 한 밤중 뒤뜰 언 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 마음 헹구는 바람에 연인 가슴속 용광로에 불 지피는 황홀한 거짓말을 오오 미쳐 볼 뿐 대책 없는 불쌍한 희망을 내 몫으로 오늘 몫으로 사랑하여 흐르는 일 삭아질수록 새우젖갈 맛 나듯이 때 얼룩에 쩔을수록 인생다워지듯이 산다는 것도 사랑한다는 것도 진실보다 허상에 더 감동하며 정직보다 죄업에 더 집착하여 어디론가 쉬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다. 나란히 누워도 서로 다른 꿈을 꾸며 끊임없이 떠나고 떠도는 것이다. 갈 때 까지 갔다가는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하늘과 땅만이 살 곳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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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이외수산 2020. 1. 19. 21:31
나무 /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참으로 몇 오랜 기억을 소환합니다 아이들이 초딩 전에 올랄던 권금성에 다녀옵니다 우리가 살아감의 전제 속에서의 오늘, 권금성 소나무는 혹한과 비바람에 건재 합니다 지금 흐르는 이 시간이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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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류시화산 2019. 10. 30. 15:47
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습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습니다. 내 집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습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대승령 찬바람이 좋다 가슴 속까지 뻥뚫리는 시원함이 좋다 벌거벗은 나목을 금년에도 찿는다 1년,,,, 지난 태풍에도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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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정호승산 2018. 10. 22. 21:03
사랑 / 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 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폭포 옆에 물들은 단풍, 꽃보다 아름다워라,,,! 봄 산객의 발자욱 소리에 깨어 피었다가 이슬 맞고,,,, 바람부는 날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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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납니다산 2018. 10. 21. 12:33
설악산 얘기 / 진교준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는 것을 . . . 정말 160cm라는 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을 . . . 4 도토리를 까 먹으며 설악산 오솔길을 다리쉼 하느라면 내게 한껏 남는 건 머루 다래를 싫건 먹고픈 素朴한 慾望일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