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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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삶 2017. 1. 6. 19:48
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의 조화로움에 다 쓰임이 있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과 거기 위성이 존재하며 별들의 우주가 반짝이듯이 어제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솟아오른 것들 이 삼복 더위에 꽃과 잎이 끝내 이름처럼 만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때가 되어 이윽고 꽃대를 밀어 올리는 묵묵하고 꿋꿋한 생의 자세 이토록 비상하는 일상이 따로 있을까 눈 들어보면, 귀 기울여보면, 그대 안에, 그대의 문 밖에 내 안에, 내 마음의 멀고 가까운 눈앞 펼쳐져 있는 저 저~ 가을 추억입니다 모든이의 삶이 빛나고, 찬란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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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방문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산 2016. 12. 31. 15:44
송년의 시/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사람은 떠나가도 그가 주고 간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남기고 간, 그 사랑이 나를 살리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도 사랑에 기대어 살지 않겠는가? 무엇으로서 길을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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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삶 2016. 10. 2. 23:24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스치기만 할 때 그 외로운 손목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무엇인지 알아? 하나의 밀알이 비로소 썩을 때 별들의 씨앗이 우주의 맥박 가득히 새처럼 깃을 쳐오르는 것을 그대는 알아? 하늘과 강물은 말없이 수천 년을 두고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네 쳐다보는 마음이 나무를 만들고 쳐다보는 마음이 별빛을 만들었네 우리는 몹시 빨리 더욱 빨리 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디에선가, 분명, 멈추지 않으면 안 되었네, 수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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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필무렵, 선운사의 추억,,,!(1)삶 2016. 10. 2. 00:02
시간이 지나고 그동안 돌아보지 않았던 등 뒤를 돌아보면 안다 나를 위해 헌신해준 많은 이들을,,, 미안하다, 내 등 뒤의 사랑이여! 계절도,,, 꽃도,,, 지나면 아쉽고, 소중하다 추억이란 이름만이 남는다 혼자 / 이정하 부는 바람이야 스쳐 지나가면 그뿐 남아 흔들리던 나는 혼자 울었다 산다는 건 그렇게 저 혼자 겪어내야 하는 일이다 모든 걸 저만치 보내놓고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고 혼자 울음을 삼키며 혼자 하는 모든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일이다 흔들리되 주저앉지는 마라 손 내밀어 줄 사람도 없으니 혼자 일어서려면 참 힘겹고도 눈물겨우니 가을비에 젖은 상사화가 싱그럽기도,,, 애틋하기도 하다 그런 느낌이 있어 오는 것인가? 난 매년 온답니다 이 아름다운이들을 보러 선운사에 옵니다 사랑하고 사는 일이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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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읽는 시!삶 2016. 9. 30. 23:36
10월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께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께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10월의 시 /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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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의 공유!산 2016. 9. 24. 22:15
인간에게는 공유의 본능이 있다. 울림을 공유하고 싶다 --- 박웅현 책은 도끼다 중에서 --- 비가 내리는 선운사 계곡입니다 만남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습니다 선택은 많은 것을 행복하게 합니다 작은 것, 이름 없는 계곡에서 피어오른 상사화를 보면서도 느낍니다 행복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의 객체가 아니고,,,,, 어느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느끼는 발견의 대상이란 것을 깨딷는다 새로운 느낌, 세상살이에 치었던 마음이 녹아 흐릅니다 산자락의 물소리에 마음을 씻어 보냅니다 우산을 들고 쭈구리고 앉은 나의 모습도 오늘은 다른 산님이 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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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선운사, 상사화 여행!삶 2016. 9. 22. 13:07
0, 선운사 방문 일시 : 2016. 09, 160, 동행: 가족 3인(휠링여행)0, 이동 동선 : 주차장 -도솔천 - 도솔제 - 녹차밭-선운사 - 주차장 추석을 지내고 피곤해 하는 가족님들 모시고 선운사로 상사화 보러 ,,,태풍의 영향으로 가을비가 성기게 내립니다비에 젖은 상사화 모습! 선운산은 알고 있겠지 - 김향기 안개를 깔고 앉아 마애불이 졸고 있다조부의 젊음을 묻어 둔 도솔천에서새벽마다 그 안개는 또 피어 올라건조한 풍경소리를 둘둘 말아 대웅전의 용마루위에 올려 놓는다어릴적 소풍와서 키를 재던 고목의 옹이자국이 아버지의 가슴 속에 그토록 깊이 박혀피멍울 긴 한숨마다동백으로 피는가. 날씨가 궂어서 방문객이 적은 편입니다한적함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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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삶 2016. 9. 19. 18:47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