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
눈 내리는 날 동네 산책산 2023. 12. 16. 10:46
겨울 노래 / 마종기 눈이 오다 그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 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 상추밭에 소복합니다 철지난 꽃밭에도,,,, (이응노화백 생가지) 밤새 시골집 창문이 덜렁거리고, 바람 소리가 났습니다 불을 끄면 조용한 세상이 시골인지라, 바람소리도 친구가 됩니다 아침부터 힌눈이 쌓이기 ..
-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버릴 수 있다면 / 류시화삶 2021. 7. 18. 21:18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버릴 수 있다면 / 류시화 누가 말했었다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면 고통도 그리움도 추억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꽃들은 왜 빨리 피었다가 지는 가 흰구름은 왜 빨리 모였다가 빨리 흩어져 가는 가... 미소지으며 다가 왔다가 너무도 빨리 내 곁에서 멀어져 가는 것들.... 들꽃들은 왜 한적한 곳에서 그리도 빨리 피었다가 지는 것인가 강물은 왜 작은 돌들 위로 물살져 흘러 내리고 마음은 왜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가... 산책길에서,,,,
-
5월을 보내면서삶 2021. 5. 31. 17:09
부딪혀라 / 피테프드노프 고통을 피하지 마라 겪어 내야 하는 고통 앞에서 당신은 많은 것을 배우리라 산고로 인해 생명의 탄생이 더욱 값지며 이별의 아픔으로 만남의 기쁨은 커지리라 행복이란 겪어 낸 어려움을 통해서만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으며 고난과 갈등이 클수록 사랑 또한 깊어지리라 그러니 그것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누군가의 사랑을 피하지 마라 아직 오지 않은 이별이 두려워 미리 물러서지 마라 사랑 속에서 자신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가라 넝쿨장미 붉게 피는 6월을 기대하면서, 5월을 보냅니다
-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 이정하산 2014. 5. 12. 00:27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 이정하 조용히 손 내밀었을 때.. 내 마음속에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사람은 내가 가장 외로울 때 내 손을 잡아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손을 잡는다는 것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일인 동시에. 서로의 가슴속 온기를 나눠가지는 일이기도 한 것이지요.. 사람이란 개개인이 따로 떨어진 섬과 같은 존재지만 손을 내밀어 상대방의 손을 잡아주는 순간부터 두 사람은 하나가 되기 시작합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었을 때, 그때 이미 우리는 가슴을 터놓은 사이가 된 것입니다 파릇한 신록이 가득한 산길을 걸으면 행복합니다 잔잔한 바람과 내음들,,,, 애기잎들,,, 일상은 새로운 세계에 접목됩니다 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