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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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사랑하라 - 정일근삶 2014. 10. 4. 10:31
사랑할 때 사랑하라 - 정일근 사랑할 때 사랑하라 아홉 손가락이 잘려 나가도 팔 하나를 내어 주어도 남은 손가락, 남은 손이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이 두 눈알을 다 가져가 버려도 사랑이 몸뚱이만 남겨 놓아도 사랑이 남아 있다면 사랑하라 지구별에 다시 빙하기가 오고 지구가 두꺼운 얼음에 덮여 검독수리가 죽고 향유고래가 죽고 흰 민들레가 죽고 오직 외발 하나 딛고 설 땅이 있다면 그 땅에 한 발 딛고 서서 나머지 한 발은 들고라도 서 있을 수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은 용서보다 거룩한 용서 기도보다 절실한 기도 아무것도 가질 수 없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도 사랑이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할 때 사랑하라 어제 저녁에 홍성군 다문화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소망을 담은 등이 하늘로 오릅니다 이 저녁에 쏘아올린 소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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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농부이야기 2014. 9. 29. 21:38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두려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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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 있으면 / 류시화음식 2014. 9. 26. 21:47
그대와 함께 있으면 / 류시화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행복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내 마음속의 모든 생각을 그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느 땐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마치 내 마음을 털어놓은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항상 나를 이해하는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편안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사소한 일조차 속일 필요 없고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세상을 두려워 하지 않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나는 사랑으로 그대에게 의지하면서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대는 내게 특별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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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비밀 / 이정하산 2014. 9. 26. 21:19
사랑의 비밀 / 이정하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 그것이 아무리 긴 편지라도 지치지 않는다. 거기에 혹여 티끌만한 오점이 있다면 서슴없이 찢고 다시 쓰는 데도 누구든 인색하지 않다. 그런데, 형식적으로 보내야 하는 편지를 쓸 때는 어떠한가. 어떤 것은 지치고 어떤 것은 지치지 않는 것, 물리적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그것이 바로 사랑의 비밀이자 사랑의 힘. (백월산에서 일몰을,,,) 사랑,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고 가장 위대한 것일 수도 있고, 가장 영원한 것일 수도 있으며, 가장 가치있는 일이고, 가장 자기중심적인 것일 수도 있으며, 가장 아품을 수반하는 것일 수고 있겠죠? 사랑, 그래도 누구나 한번은 풍덩 삐지기도, 빠져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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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박인환삶 2014. 9. 15. 22:11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 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시인 박인환(1926 ~ 1956)이 1956년에 쓴 詩입니다. 31세로 요절한 박인환은 명동 어느 술집에서 잔뜩 술을 마셨는데 술값이 없어 술집 여주인에게 술값 대신으로 즉석에서 이 시를 지어주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집니다. 시간은 흘러서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들이 퇴색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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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김현승삶 2014. 9. 10. 22:38
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삶은 언제나 연속, 그것이 투쟁이건 행복이건,,,, 오늘은 꽃지에서 지는 해를 보면서 커피 두잔을 사서 혼자 대화하며 마셨습니다 내일은 출근? 엘가가 작곡가로 무명일때 아내가 많은 도움을 주었답니다 그가 아내를 위하여 바친 피아노곡, 사랑의 인사 지금은 편곡이 넘 많이요,,,, 우리 예식장 가면 가끔 듣는 곡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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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김현승산 2014. 9. 2. 07:39
고독 / 김 현 승 너를 잃은 것도 나를 얻은 것도 아니다. 네 눈물로 나를 씻겨주지 않았고 네 웃음이 내 품에서 장미처럼 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눈물은 쉽게 마르고 장미는 지는 날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너를 잃은 것을 너는 모른다, 그것은 나와 내 안의 잃음이다 그것은 다만...... (2013 년 가을 설악산 12선녀탕 계곡에서) 믿음이흔들리거나, 사라졌다면 잃은 것 아닐까... 만남은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었는데, 그 믿음이 꺾였을 때 말이다. "네 눈물로 나를 씻겨주지 않았고 네 웃음이 내 품에서 장미처럼 피지도 않았다"라고 한 걸 보면, 기대와 많은 의지가 있었으리라 그래서 고독하고,,,, 그는 내가 버린 것을 모르고 살으니 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