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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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삶 2023. 5. 28. 20:42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신은 다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비오는 날에 들꽃들에게 아름다운 색을 더하여 주셨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마음 챙김시 중에서 엘런 바스의 중요한 것은 이란 시의 한 부분이 생각납니다 삶을 사랑하는 것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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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불어 넣는 비가 내립니다산 2023. 5. 28. 11:52
오월의 아침 /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도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릴 것만 같네요 돌덤불 사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내 마음도 병아리 떼같이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네요 봄비 맞고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져보면 손끝에라도 금시 예쁜 나뭇잎이 하나 새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네요 행복한 삶은 도착지가 아니라, 지금 가는 길 위에 있다. 오늘도 사랑합시다 얼마전 다녀온 뒷간, 용봉산 올려 봅니다 그렇게 오랬동안 다녔어도 새롭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부처님의 가피가 온 세상에 퍼져서, 축복과 사랑, 감사가 넘쳐나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삶도 조금은 나아지고,,,, 평범헌 인생에도 희망이 넘치길,,,, 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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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고정희삶 2022. 3. 30. 22:12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 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물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 얼싸 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봄비가 내리는 저녁입니다 바쁘기는 하지만, 술 한병 하자는 부탁은 거절하기 어렵고요,,, 승진한 후배들의 쏴맥를 마시고 귀가합니다 나도 승진한 날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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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 최영희삶 2022. 3. 14. 13:19
기도 / 최영희 기도한다는 것은 나를 바꾸는 것 물들고 오염된 나를 씻어 진실한 마음으로 맑히는 것 마음을 비우고 허공처럼 넓혀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나를 내리는 것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지혜로워지는 것 우주의 에너지를 내 안에 담아 잠자던 본성이 밝아지는 것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받아들여 진리와 함께 충만해지며 평온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나누어주는 것 바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키워 힘을 얻는 것 너와 나를 허물어 자비를 베풀며 세상과 더불어 하나 되고자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큰 뜻을 세우는 것 참회하고 원력을 굳건히 하여 다 같이 행복한 세계로 가는 것 남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고 남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어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보건소 가서 PCR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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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금기사항 / 신달자삶 2022. 2. 19. 07:50
봄의 금기사항 / 신달자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우수,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날 입니다 양지뜰에는 갓난아기 이빨나듯,,,, 새싹이 파릇파릇 움트기 시작하리라 이른 아침 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