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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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삶 2019. 3. 18. 17:08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제대로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 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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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 김용택삶 2018. 3. 28. 21:11
냉담한 현실이라지만, 누구나 소망은 있습니다 그 소망을 잉태하고, 피우는데는 많은 역경이 있습니다 태안반도 끝자락 옹도에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나는 동백이 아니라 자연에서 해풍과 바람, 추위를 이기고 피어나는 강인한 봄을 만났습니다 붉은동백입니다 자신의 삶을, 봄이란 명제로 피운 모습에서 행복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삶은, 늘, 감동이고, 감사의 대상입니다 봄날 / 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줄 알그라 해무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추억으로 남깁니다 자연은 치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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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청보리밭축제삶 2017. 5. 7. 08:08
봄날은 간다 / 기형도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熱風에 말려 둥글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시반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려드는 대낮 신작로 위에는 흙먼지, 더러운 비닐들 빈 들판에 꽂혀 있는 저 희미한 연기들은 어느 쓸쓸한 풀잎의 자손들일까 밤마다숱한 나무젓가락들은 두쪽으로갈라지고 사내들은 화투패마냥 모여들어 또 그렇게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간다 여자가 속옷을 헹구는 시냇가엔 하룻밤새 없어져버린 풀꽃들 다시 흘러들어온 것들의 人事 흐린 알전구 아래 엉망으로 취한 군인은 몇 해 전 누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다. 몇 번인가 아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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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농부이야기 2016. 3. 8. 21:59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제대로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 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