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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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한 그릇 / 박남준음식 2020. 2. 20. 04:09
떡국 한 그릇 / 박남준 섣달 그믐 어머니의 한숨처럼 눈발은 그치지 않고 대목장이 섰다는 면소재지로 어머니는 돈 몇 푼 쥐어 들고 집을 나서셨다 사고 싶은 것이야 많았겠지요, 가슴 아팠겠지요 섣달 그믐 대목장날 푸줏간도 큰 상점도 먼 발치로 구경하고 사과며 동태 둬 마리 대목장을 봐오시네 집에 다들 있는 것인디 돈 들일 것 있느냐고 못난 아들 눈치보며 두부전, 명태전을 부치신다 큰형이 내려오면 맛 보이신다고 땅 속에 묻어 뒀던 감을 내어 오시고 밤도 내어 오신다. 배도 내어 오신다 형님의 방에는 뜨근뜨근 불이 지펴지고 이불 호청도 빨아서 곱게 풀을 멕이셨다 이번 설에는 내려 오것제 토방 앞 처마끝에 불을 걸어 밝히시고 오는 잠 쫓으시며 떡대를 곱게 써신다 늬 형은 떡국을 참 잘 먹었어야 지나는 바람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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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와 우주론 / 박남준삶 2019. 9. 22. 22:02
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의 조화로움에 다 쓰임이 있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과 거기 위성이 존재하며 별들의 우주가 반짝이듯이 어제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솟아오른 것들 이 삼복 더위에 꽃과 잎이 끝내 이름처럼 만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때가 되어 이윽고 꽃대를 밀어 올리는 묵묵하고 꿋꿋한 생의 자세 이토록 비상하는 일상이 따로 있을까 눈 들어보면, 귀 기울여보면, 그대 안에, 그대의 문 밖에 내 안에, 내 마음의 멀고 가까운 눈앞 펼쳐져 있는 저 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이 자유인입니다 나로부터의 자유,,, 남으로부터의 자유,,, 스스로 매여있기로부터의 자유인,,,!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지름길 입니다 -- 문화영의 무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