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풍경
-
벌써 덥습니다삶 2016. 5. 22. 11:41
여름 일기 1/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 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이해인 손 시린 나모(裸木)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인 바람이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