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
꽃잎 - 이정하 -삶 2014. 3. 25. 23:23
꽃 잎 / 이 정하 그대들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
우리가 가난한 연인이었을 때-이근화카테고리 없음 2014. 3. 17. 15:30
우리가 가난한 연인이었을 때 - 이근화 - 시커멓게 볶은 오뎅과 쭈글쭈글 조려진 꽈리고추로 밥을 먹었다 숟가락 젓가락 하나씩 나눠 들고 못생긴 감자를 파먹었다 우리가 가난한 연인이었을 때 푸른 곰팡이 붉은 곰팡이도 꽃이었다 아무 데서나 마음이 꺾였고 은화를 줍듯 공들여 걸었다 긴 겨울밤을 자전거로 달렸다 쉭쉭 황소 같은 숨을 멈추고 얼음장을 들어 올렸다 두 손을 어찌할 줄 몰랐다 우리는 계속 가난한 연인이었고 돌아가는 바퀴가 우습고 질겼으며 출몰하는 다람쥐가 모두 새끼였다 가여웠다 쓰라렸다 우리가 가난한 연인으로서 별을 서로 만나게 했을 때 보라색 구름을 이어 붙일 때 골목길에서 딱딱한 어둠을 차버렸을 때
-
변산국립공원 산행 후기(주차요금 불만)산 2014. 3. 16. 13:30
홍성에서 05시 출발, 08 정각에 내소사 주차장에 도착! 산행 코스: 내소사-세봉-관음봉-삼거리-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이동 : 택시로 원점 회귀 조금 오르니 암벽이 멋집니다 바거 내려서 바위손이 피었습니다 바위손 아래 야생화도 피었습니다 암릉에 사는 명품 소나무! 현호색! 멀리 내소사 앞으로 보이는 멋진 조망! 아직도 가지 못한 가을입니다 비가 내려서 단풍이 곱습니다 관음봉 정상 계곡은 물소리로 가득합니다 직소폭포입니다 월명암으로 다시 오릅니다 ㅋㅋㅋ 암릉 위에 멋진 소나무! 월명암과 수령이 깊어 보이는 사철나무! 노루귀! 통제소로 하산하여 택시로 내소사로 이동합니다 택시비가 23,000원 나옵니다 윽? 그리고 하산주를 한잔합니다 주차장을 나서는데 주차요금이 또 저를 울립니다 아침 08시부터 04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