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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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불국사의 가을,,, !삶 2016. 11. 18. 14:05
정호승 / 연어 바다를 떠나 너의 손을 잡는다 사람의 손에게 이렇게 따뜻함을 느껴본 것이 그 얼마만인가 거친 폭포를 뛰어넘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단지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누구나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바다는 너의 기다림 때문에 항상 깊었다 이제 나는 너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산란을 하고 죽음이 기다리는 강으로 간다 울지 마라 인생을 눈물로 가득 채우지 마라 사랑하기 때문에 죽음은 아름답다 오늘 내가 꾼 꿈은 네가 꾼 꿈의 그림자일 뿐 너를 사랑하고 죽으러 가는 한 낮 숨은 별들이 고개를 내밀고 총총히 우리를 본다 이제 곧 마른 강바닥에 나의 은빛 시체가 떠오르리라 배고픈 별빛들이 오랜만에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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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을 걷는 법5 / 이정하삶 2016. 11. 4. 20:19
바람 속을 걷는 법5 / 이정하 어디 내 생에 바람 불지 않은 적 있었더냐 날마다 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곤했다 기다리는 그 순간 때문에 내 삶은 더뎌졌고 그 더딤을 만회하기 위해 나는 늘 허덕거렸다 이제야 알겠다, 바람이 분다고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다리는 이에게 바람은 더 드세게 몰아칠 뿐이라는 것을 바람이 분다는 것은 혜쳐 나가라는 뜻이다 누가 나가떨어지든 간에 한 판 붙어보라는 뜻이다 살다보니 바람 아닌게 없더라 내 걸어온 모든 길이 바람길이더라. --이정하 시인의 다시 사랑이 온다 中 -- 천년 고찰 불국사 너머로 단풍이 붉다 지나온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깊이 사랑하나 보다 살아온 시간이 바람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