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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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산 2021. 12. 28. 22:05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덤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길가에 피어있는 한 포기 풀꽃같은 존재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인생이 그대로 자유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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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눈구경,,,!산 2018. 2. 4. 20:16
눈꽃 같은 내 사랑아 / 이채 내 꽃의 수줍은 표정은 장미빛 붉은 가슴 보일 수 없기 때문이며 내 꽃의 차가운 두 볼은 달콤한 그대 입술 스칠 수 없기 때문이며 내 꽃의 하얀 눈물은 따뜻한 그대 품 속 안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주보다 곱고 이슬보다 영롱합니다 꽃잎마다 맑고 고운 저 눈빛 좀 보세요 달도 없고 별도 없는 밤 행여 그대 창가에 한 아름 눈꽃송이 내리거든 하얀 날개 접고 꿈결에도 잠들고 싶은 내 그리움인 줄 아세요 얼지 않으면 필 수 없는 내 꽃이 씨앗인들 있을까요 피었다 지면 그뿐 빗물처럼 흘러 어디쯤 머물러도 달래는 가슴 뒤로 슬픔을 감추어도 이미 두 눈엔 그대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 시간이 오면 그대는 가장 먼 종소리로 울릴 것이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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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꿈을 꾸렵니다 / 용혜원삶 2015. 1. 3. 19:43
이제는 꿈을 꾸렵니다 / 용혜원 촛불조차 켤 수 없는 밤입니다 달빛으로 환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아직 어둡기만 합니다 숨고만 싶은데 온 방 안에 있는 것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서재에 가지런히 놓인 책들 벽에 걸린 그림들 어제 마시다 그대로 놓여 있는 커피잔 새벽을 지나가는 시계바늘이 더욱 날카롭게 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 밤에 숨어들 수 있는 곳은 잠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꿈을 꾸렵니다 그 속에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그대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맑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그대를 폭설이 내린 후, 도솔천에 들렸습니다 화려한 가을은 지났어도, 깊은 흔적은 그대로 흐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다시 찿은 도솔천에서 꿈, 사랑, 삶의 바른 자세,,,,를 생각해 봅니다 소망이 있는 시작이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