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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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하나가 되어 / 김후란삶 2020. 2. 11. 20:14
둘이서 하나가 되어 / 김후란 밝은 이 자리에 떨리는 두 가슴 말없이 손잡고 서 있습니다 두 시내 합치어 큰 강물 이루듯 천사가 놓아준 금빛다리를 건너 두 사람 마주 걸어와 한자리에 섰습니다 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이 있어 주리란 것을... 그때 우리는 이슬 젖은 솔숲을 거닐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푸른 밤 고요한 달빛 아래 손가락 마주 걸고 맹세도 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그리고 지금 우리가 순수한 것처럼 우리의 앞날을 순수하게 키워가자고 사람들은 누구나 말합니다 사노라면 기쁨과 즐거움 뒤에 어려움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며 비에 젖어 쓸쓸한 날도 있다는 걸 모래성을 쌓듯 몇 번이고 헛된 꿈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걸 그럴수록 우리는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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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 반기룡삶 2018. 4. 1. 08:40
4월 / 반기룡 바람의 힘으로 눈 뜬 새싹이 나풀거리고 동안거 끝낸 새잎이 파르르 목단꽃 같은 웃음 사분사분 보낸다 미호천 미루나무는 양손 흔들며 환호하고 조치원 농원에 옹기종기 박힌 복숭아나무는 복사꽃 활짝 피우며 파안대소로 벌들을 유혹하고 산수유 개나리 목련화는 사천왕처럼 눈망울 치켜뜨고 약동의 소리에 귓바퀴 굴린다 동구 밖 들판에는 달래 냉이 쑥 씀바귀가 아장아장 걸어나와 미각 돋우라 추파 던지고 둑방길에는 밥알 같은 조팝나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행복한 4월,,,,! 모두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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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삶 2017. 8. 27. 16:29
가을바람 / 최영미 가을바람은 그냥 스쳐가지 않는다 밤별들을 못 견디게 빛나게 하고 가난한 연인들 발걸음을 재촉하더니 헤매는 거리의 비명과 한숨을 몰고 와 어느 썰렁한 자취방에 슬며시 내려앉는다 그리고 생각나게 한다 지난 여름을, 덧없이 보낸 밤들을 못 한 말들과 망설였던 이유들을 성은 없고 이름만 남은 사람들을..... 낡은 앨범 먼지를 헤치고 까마득한 사연들이 튀어나온다 가을바람 소리는 속절없는 세월에 감금된 이의 벗이 되었다 연인이 되었다 안주가 되었다 가을바람은 재난이다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