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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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 / 이해인삶 2014. 11. 27. 21:58
12월의 시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하는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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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지난 추억을 돌아본다삶 2013. 12. 6. 22:30
12월의 시-강은교- 잔별 서넛 데리고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마 끝마다 매달린 천근의 어둠을 보라 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 길가에 쓰러져 누워있는 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 그림자 슬피 우는 마을마저 덮어버린다 거기엔 아직 어린 새벽이 있으리라 어둠의 딸인 새벽과 그것의 젊은 어머니인 아침이 거기엔 아직 눈매 날카로운 한 때의 바람도 있으리라 얼음 서걱이는 가슴 깊이 감춰둔 깃폭을 수없이 펼치고 있는 바람의 형제들 떠날 때를 기다려 달빛 푸른 옷을 갈아입으며 맨몸들 부딪고 그대의 두 손을 펴라 싸움은 끝났으니, 이제 그대의 핏발 선 눈 어둠에 누워 보이지 않으니 흐르는 강물 소리로 불금이네요 금방 한 주가 지나갑니다 바람 불어 마음에 낙엽 뒹구는 허전함이 가득합니다 기다리는 마음으로 따스한 손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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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삶 2013. 12. 3. 23:48
12월-정호승- 하모니카를 불며 지하철을 떠돌던 한 시작장애인이 종각역에서 내려 힌색 지팡이를 탁탁 두드리며 길을 걷는다 조계사 앞길엔 젊은 스님들이 플라타너스 나뭇가지와 나뭇가지 사이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플래카드를 내걸고 분주히 행인들에게 팥죽을 나누어준다 교복을 입은 키 작은 한 여고생이 지팡이를 두드리며 그냥 지나가는 시각장애인의 손을 이끌고 팥죽을 얻어와 건넨다. 나도 그분 곁에 서서 팥죽 한 그릇을 얻어 먹는다 곧 함박눈이 내릴 것 같다 12월-이외수- 떠도는 그대 영혼 더욱 쓸쓸하라고 눈이 내린다 닫혀 있는 거리 아직 예수님은 돌아오지 않고 종말처럼 날이 저문다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그대 더욱 목메이라고 길이 막힌다 흑백 사진처럼 정지해 있는 시간 누군가 흐느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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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오고, 눈은 내리고, 장미!삶 2012. 12. 5. 20:04
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워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오는 어둠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어찌 꽃 한 송이만 있겠는가 저쪽 마른 강바닥에도 아랑곳하게나 볼폼없음이 그대 임이겠네(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