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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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 이해인삶 2022. 11. 1. 06:51
11월에 / 이해인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 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지금 아닌 머언 훗날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별밭에 꽃밭에 나뭇잎 지는 세월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간다 친구는 희말리아 릿지로 트래킹을 떠났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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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읽는 시삶 2020. 11. 2. 07:35
내가 사랑하는 계절 /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개끔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時祭 지내려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걸음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담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對送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 솥에 찌는 고구마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둥까지 드러나 보이는 늦 가을 부터 초겨울까지다 그 솔직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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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걸으며산 2013. 11. 15. 09:30
11월의 시(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을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입동을 지나 추워진 날씨가 겨울을 재촉한다 김장 준비가 되는 것도 가을이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인디언이 만든 달력에 11월은 아직은 여유 있는 달이란다 조그만 여유를 가지고, 촘촘하게 걸어보자 12월이 되어서 허둥대는 일이 없도록? 언제나 가을은 바쁘다 삶의 가을도 바쁘다 하지만 천천이 산길을 걸어 보자 여유로움을 스스로 느껴보자 천천히,,,, 뛰지 말고,,,, 뛰지 안해도 차는 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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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을 열면서,,,,,삶 2013. 11. 1. 08:12
안개가 자욱한 아침입니다 가을도 이제는 농익어갑니다 만추의 아름다움과 낭만, 1년의 마무리가 함께 하는 11월 건강하게 열어 가세요 행복하세요 가을의 기도 - 김현승 -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