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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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삶 2016. 5. 18. 21:35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누구의 삶도 가볍지는 않다 그렇지만 내 삶이 타인에게 가볍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어느 순간에는 더 가벼움을 느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