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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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삶 2019. 10. 7. 21:15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사글세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던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커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보이던 이삿집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형은 시장 골목에서 짜장면을 시켜주고 쉽게 정리될 살림살이를 정리하러 갔다. 나는 전날 친구들과 깡소주를 마신 대가로 냉수 한 대접으로 조갈증을 풀면서 짜장면을 앞에 놓고 이상한 중국집 젊은 부부를 보았다. 바쁜 점심시간 맞춰 잠 자주는 아기를 고마워하며 젊은 부부는 밀가루, 그 연약한 반죽으로 튼튼한 미래를 꿈꾸듯 명랑하게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달을 나아갔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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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용비지는 어떤 모습일까?산 2015. 3. 3. 09:22
가야산 산행을 하던 중, 개심사가 가보고 싶었지요 천천히 걸어서 개심사 뒷산에 도착, 개심사를 보고서 용비지로 갔습니다 겨울의 끝자락 용비지는 어떤 모습일까? 벚꽃이 활짝 피는 봄이면 천상의 화원이 되는데,,,,, 산 길로 방향만 잡아서 초지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철조망에 갇힌 용비지를 만났습니다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