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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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제주 한라산으로 떠났습니다산 2018. 11. 17. 22:45
지난 10월 31일, 주인님과 아들, 저 셋이서 김포공항에서 007해서, 제주로 떠납니다 제 생일 기념으로 각자 휴가를 내고, 새벽 03부터 움직여서, 첫 비행기를 타고, 산행을 하고, 하산하여 씻고, 저녁을 하고, 저녁비행기로 귀환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집으로,,, 20대의 청년이 어찌 살다보니,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아재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젊은 시절은 지났으나, 가을에 접어든 저의 삶도 즐겁고 보람찹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누구나 잘 아는 길이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합니다 열매를 맺으려면 꽃이 져야 한다지요,,,,? 많은 생각을 지고 제주 한라산으로 떠났습니다 주차장은 언제나 만원,,,! 공항에서 잘 아는 해장국집으로 가서 한그릇 헀습니다 예전에는 좀 복합라고, 기다려도 좋았는데, 갈수록 체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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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강변 / 신동호산 2018. 6. 21. 09:39
봄날 강변 / 신동호 세월이 멈춰졌으면 하지 가끔은 멈춰진 세월 속에 풍경처럼 머물렀으면 하지 문득 세상이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을 때일거야 세상에는 생각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을 때일 거야 아마 예전에 미처 감지하지 못해서가 아니야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너무나 빠른 세월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분명 마음은 발걸음보다 항상 뒤처져 걷지만 봄날 강변에 앉아보면 알게 되지 머얼리 기차가 지나갈 때 눈부신 햇살 아래, 오래 전 정지된 세월의 자신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순간 기차는 굴속으로 사라져버리고 강변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자신은 떠나지만 변하지 않는 풍경으로 남아 있을 게야 마음의 지조처럼 여전히 기다릴 게야 오래도록. 지난 6일에 다녀온 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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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 한라산의 추억들,,,!(2)산 2018. 3. 31. 12:28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먹던 추억을 뒤로 합니다 2018년부터 매점을 폐쇄하여,,, 폭설로 인하여 윗세오름대피소가 이국적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다시 마주하는 고사목,,,! 계곡이 좀 깊은데 눈으로 메워졌습니다 멋진 순백의 나라에 온 것을 감사합니다 아름답고, 자유롭습니다 2017년 사진,,,! 웅장한 자연을 앞에두고 섭니다 그리고, 작은 소망의 기도를 드립니다 매일 매일 작지만 감사하고, 감동이 있는 삶을 주소서,,,! 겨울 한라산 / 오석만 바람이 시작되는 곳을 아는가? 구름이 넘나들며 백록이 목을 축이던 한라에 서서 멀리 출렁이는 바다가 바람을 해맑은 하늘에 마구 뿌려대는 비취빛 사랑은 누구의 숨결인가? 하늘과 땅 사이에 온통 피어있는 하얀 눈꽃들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그대와 손을 꼭 잡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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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한라산 추억들,,,!(1)산 2018. 3. 24. 21:21
한라산 눈을 밟으러 3번을 제주에 갔었습니다 두번은 폭설과 한파로 인한 입산통제로 고생만 질질히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2월 24일 마지막으로 결행을 했고, 다행히 설산에 발을 디뎠던 추억입니다 한장의 추억을 꺼내어 빙그레 웃어봅니다 낑낑대고 걸어올라와 입구에 섭니다 지난 폭설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멋진 모습,,,! 한라산 고사목 / 이생진 한라산 사제비동산 가는 길가에 넋이 나간 고사목枯死木 죽어서도 미래를 사는 고집 살아서 청청했다 죽어서 꼿꼿한 뼈대 마른 주먹엔 무엇을 쥐고 있을까 푸른 생명들 속에서 기죽지 않고 서서 언제 말하려 하는지 살아서 겪은 일 들으려고 노랑나비 흰나비 나와 함께 맴돌고 있는데 내 마음에 새로운 손님이 옵니다 가끔은 이국적인 환경이 그런 느낌을 부릅니다 평화롭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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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사진을 바라보며,,,!산 2018. 3. 4. 06:42
내 눈동자 속의 길 / 강윤미 여행 끝에 도착한 여관방 누군가 마지막까지 힘껏 짜다 만 치약 한 번 쓸 만큼만 남겨 놓은 그것을 검지에 묻힌다 어둠이 이 방을 헹구고 갈 때까지 나는 오랫동안 후생의 나를 기다린 것 같다 흑백사진 같은 거울에 스며 있는 수많은 여행자의 몰골 위에 나는 입깁을 불어 강물이라고 쓴다 눈을 깜빡이자 타일 무늬 속으로 황급히 휘돌아가는 기척 벽의 수면 위로 꽃들이 질 줄 모르고 핀다 꽃들이 토해내는 향기를 쫓아 모래사장을 걸어나가면 저녁은 태어나고 수평선에서 겨우 빠져나온 오징어배의 불빛들 한숨 돌리고 또다시 파도를 뜯으러 달려가는 모래알을 따라가면 눈동자에서 시작한 길의 끝을 만난다 노을에 취한 파도였는지 포말에 엉겨붙은 바람이었는지 비릿한 게 그리워 나는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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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온 소포 / 고두현산 2018. 2. 24. 08:00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밤에 온 소포를 받고 문 닫지 못한다. 서투른 글씨로 동여맨 겹겹의 매듭마다 주름진 손마디 한데 묶여 도착한 어머님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울타리 없는 곳에 혼자 남아 빈 지붕만 지키는 슬쓸함 두터운 마분지에 싸고 또 싸서 속엣것보다 포장 더 무겁게 담아 보낸 소포 끈 찬찬히 풀다 보면 낯선 서울살이 찌든 생활의 겉꺼풀들도 하나씩 벗겨지고 오래된 장갑 버선 한 짝 해진 내의까지 감기고 얽힌 무명실 줄 따라 펼쳐지더니 드디어 한지더미 속에서 놀란 듯 얼굴 내미는 남해산 유자 아홉 개. 「큰 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몃 개 따서 너어 보내니 춥울 때 다려 먹거라. 고생 만앗지야 봄 볕치 풀리믄 또 조흔 일도 안 잇것나. 사람이 다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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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 고두현산 2018. 2. 23. 18:30
사랑니 / 고두현 슬픔도 오래되면 힘이 되는지 세상 너무 환하고 기다림 속절없어 이제 더는 못 참겠네. 온몸 붉디붉게 애만 타다가 그리운 옷가지들 모두 다 벗고 하얗게 뼈가 되어 그대에게로 가네. 생애 가장 단단한 모습으로 그대 빈 곳 비집고 서면 미나리밭 논둑길 가득 펄럭이던 봄볕 어지러워라. 철마다 잇몸 속에서 가슴 치던 그 슬픔들 오래되면 힘이 되는지 내게 남은 마지막 희망 빛나는 뼈로 솟아 한밤내 그대 안에서 꿈같은 몸살 앓다가 끝내는 뿌리째 사정없이 뽑히리라는 것 내 알지만 햇살 너무 따뜻하고 장다리꽃 저리 눈부셔 이제 더는 말문 못 참고 나 그대에게로 가네 오랜 기다림을 안고, 채우지 못하는 결핍을 지고, 다른 존재로 채우려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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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산 2017. 6. 9. 19:22
따뜻한 동행 / 고정희 해거름녘 쓸쓸한 사람들과 흐르던 따뜻한 강물이 내게로 왔네 봄 눈 파릇파릇한 숲길을 지나 아득한 강물이 내게로 왔네 이십도의 따뜻하고 해맑은 강물과 이십도의 서늘하고 아득한 강물이 서로 겹쳐 흐르며 온누리 껴안으며 삼라의 뜻을 돌아 내게로 왔네 사흘 낮 사흘 밤 잔잔한 강물 속에 어여쁜 숭어떼 미끄럽게 춤추고 부드러운 물미역과 수초 사이에서 적막한 날들의 수문이 열렸네 늦게 뜬 별 둘이 살속에 박혔네 달빛이 내려와 이불로 덮혔네 저물 무렵 머나먼 고향으로 흐르던 따뜻한 강물이 내게, 내게로 왔네 외로운 사람들의 낮과 밤 지나 기나긴 강물이 내게, 내게로 왔네 사십도의 따뜻하고 드맑은 강물 위에 열 두 대의 가야금소리 깃들고 사십도의 서늘하고 아득한 강물 위에 스물 네 대의 바라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