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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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눈이고 싶습니다 / 이 채삶 2023. 11. 19. 20:19
당신의 첫눈이고 싶습니다 / 이 채 간절한 내 마음이 당신의 첫눈으로 내릴 수 있다면 잎 다 떠나보낸 빈 나목으로 서도 좋겠습니다 당신의 처음이란 이유로 당신의 마지막까지 젖어들 수는 없을까요 당신에게 이르는 길에 처음으로 피는 눈꽃이고 싶습니다 신비스럽도록 맑고 고운 당신의 첫눈이 되어 하얗게 나를 비우고 당신의 추운 겨울부터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러다가 꽃 피고 새 지저귀는 하늘 푸르른 날에 당신의 맑은 샘터로 남아 다시 첫눈이 올 때까지 목마른 당신이라면 마셔도 마셔도 마르지 않는 한 방울의 그리움으로 살고 싶습니다. 가을 날을 풍미했던 핑크뮬리가 눈 속에 묻혔습니다 반영처럼 남은 모습도 붉고 아름답습니다 인생은 거울과 같으니 비친것을 밖에서 들여다 보기보다 먼저 자신의 내면을 살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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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삶 2018. 11. 24. 18:10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빨간색 머플러로 따스함을 두르고 노란색 털 장갑엔 두근거림을 쥐고서 아직도 가을 색이 남아있는 작은 공원이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갈께 네가 오면 앉을 벤치에 하나하나 쌓이는 눈들은 파란 우산 위에다 불러모으고 발자국 두길 쭉 내면서 쉽게 찾아오게 할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온 세상이 우리 둘만의 세계가 되어 나의 소중한 고백이 하얀 입김에 예쁘게 싸여 분홍빛 너의 가슴에선 감동의 물결이 되고 나를 바라보는 너의 맑은 두 눈 속에 소망하던 그날의 모습으로 내 모습이 자리하면 우리들의 약속은 소복소복 쌓이는 사랑일 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도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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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첫눈으로 오시면 / 박남준산 2017. 2. 20. 11:36
당신이 첫눈으로 오시면 / 박남준 당신이 첫눈으로 오시면 나는 손톱 끝에 봉숭아 꽃물 들이고서 첫눈 오시는 날 당신의 떠나가던 멀어가던 발자욱 하얀 눈길 에는 먼 기다림이 남아 노을 노을 졌습니다 붉게 타던 봉숭아 꽃물 손톱 끝에 매달려 이렇게 이렇게도 가물거리는데 당신 이 내게 오시며 새겨놓을 하얀 눈길 위 발자욱 어디쯤이어요 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첫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남준 시집 중에서... 봄이 와도 꽃이 전부 피지는 않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매일 달이 밝거나, 별이 모두 보이지는 않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나는 늘 맛있는 것을 찿습니다 삶에 중대한 결핍입니다 친구는 변산바람꽃 사진을 보냈습니다 봄의 순갑입니다 햇볕에 스스로 영롱한 순간에 지는 눈꽃을 기억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