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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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이유/이정하삶 2016. 11. 10. 08:54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기다린다는 것. 그건 참으로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해가 지고, 내 삶의 노을이 졌다. 그 하늘 위로 수많은 별들이 떠오를 것이고, 어쩌면 오늘 밤 길 잃은 별 하나가 저 우주 너머로 자취를 감출지도 모를 일이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이 무언지 묻지마라. 때로 말로 되지 않는 것이 어떤 사람에겐 목숨보다 더 절실한 것이 될 때도 있으니,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그것이 내 살아 있는 이유다. - 기다리는 이유/이정하 [사랑해서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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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 김남조삶 2015. 12. 18. 06:20
생명 / 김남조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 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 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 부싯돌임을 보라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 전 오늘 점심 시간에 눈이 내린 설경이 있는 산에 가고 싶었습니다 미치도록,,, 임무가 있으니까,,, 신발을 갈아신고 후다닥 바람처럼,,,, 산은 이렇게 오르면 느낌이 없어요 우리의 삶도 이런 방식이면 의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