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생가지
-
눈 내리는 날 동네 산책산 2023. 12. 16. 10:46
겨울 노래 / 마종기 눈이 오다 그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 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 상추밭에 소복합니다 철지난 꽃밭에도,,,, (이응노화백 생가지) 밤새 시골집 창문이 덜렁거리고, 바람 소리가 났습니다 불을 끄면 조용한 세상이 시골인지라, 바람소리도 친구가 됩니다 아침부터 힌눈이 쌓이기 ..
-
가을이 내게 준 사랑 /김석환삶 2021. 10. 18. 21:15
가을이 내게 준 사랑 /김석환 파란 하늘에 떠있는 새털구름이 가을을 수놓고 길가에 핀 가녀린 코스모스 방긋 웃는다 가을 바람에 실려 온 그대의 향기 아직도 기억 속에 남은 꿈 같은 사랑 그대 못 잊어 가슴으로 흘렸던 눈물 내 가슴 깊은 곳에 옹달샘이 되었고 그리움은 쌓여 가을 낙엽이 되었다 그토록 사무친 그리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보고 싶은 얼굴 언제쯤 당신을 잊을 수 있을까 잊으려하면 더 그립고 잊으려 애를 쓰면 살포시 내려앉은 당신의 하얀 미소 이룰 수 없는 사랑이지만 당신은 나의 보석 같은 사람 소슬바람 옷깃에 스미면 그대가 그리워 얼마나 가슴 태웠던가 어느 날 새벽 창가에 기대어 그리움을 삼키며 눈시울 적실 때 별들도 나와 함께 울었다 핑크뮬리를 보면서 두근거림이 있던 시절로 돌아갑니다 부족..
-
이응노화백 생가지에 서설이 내리던 날!삶 2021. 2. 8. 18:58
이응노화백 생가지 본관은 전의(全義). 호는 죽사(竹史)·고암(顧菴). 출생지는 충청남도 홍성. 출신지는 충청남도 예산. 1924년 서울로 올라와 김규진(金圭鎭)에게 묵화를 사사하였다. 활동사항 1924년부터 조선미술전람회 선전(鮮展)에 묵죽(墨竹)을 비롯하여 묵매(墨梅)·묵란(墨蘭) 등 사군자 그림으로 거듭 입선하였다. 1938년부터는 수묵담채(水墨淡彩: 먹색을 기본으로 하여 여러 가지 색을 엷게 가하는 채색법)의 사실적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1944년까지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 계속 입선과 특선에 오르며 전통 화단에 확고히 진출하였다. 1938년 새로운 그림 수업을 위하여 일본에 건너가 동경에 머무르면서 가와바다화학교(川端畫學校)와 혼고회화연구소(本鄕繪畫硏究所)에서 일본 화법과 양화의 기초를 ..
-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삶 2018. 5. 13. 11:28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온몸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삼 도 영하 이십 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오 도 영상 십삼 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 이외수삶 2017. 7. 31. 13:55
BC 1세기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남긴 말이다 노인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 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래 생존한 것인지 모른다 다만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산다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표류하는 삶이 아니라, 목표를 향하여 항해하는 삶일 것이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내적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내가 이루어야 하는 성장, 이것이 일생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 이외수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한밤중에 바람은 날개를 푸득거리며 몸부림치고 절망의 수풀들 무성하게 자라 오르는 망명지 아무리 아픈 진실도 아직은 꽃이 되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해빙기는 어디쯤에 있을까 얼음 밑으로..
-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삶 2017. 7. 8. 15:44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왠지 초라해진 내 모습을 바라보며 우울함에 빠진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내 마음에 그대의 모습이 젖어 들어온다 빗물에 그대의 얼굴이 떠오른다 빗물과 함께 그대와 함께 나눈 즐거웠던 시간들이 그대를 보고픈 그리움이 내 가슴 한복판에 흘러내린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 쏟아놓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희망이 보입니다 / 용혜원 희망은 우리의 삶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희망을 보여주는 얼굴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입니다 그의 얼굴은 빛이 나고 웃음이 있습니다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