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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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기도/ 윤보영산 2023. 1. 3. 06:33
1월의 기도/ 윤보영 사랑하게 하소서 담장과 도로 사이에 핀 들꽃이 비를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새벽잠을 깬 꽃송이가 막 꽃잎을 터뜨리는 향기로 사랑하게 하소서 갓 세상에 나온 나비가 꽃밭을 발견한 설렘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바람이 메밀꽃 위로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여유로 서두르지 않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그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늘 처음처럼 내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게 하소서 선물로 찿아오는 일상에서 감당하기에 담대한 힘을 주십시요 믿음을 바탕으로 이겨낼 수 있게 인도하소서 저의 소유와 현재에 대하여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와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 감사함으로 겸손하게 하소서 받은 것이 너무도 많은 저의 삶에서 더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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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 윤보영삶 2021. 10. 8. 22:55
다행이다 / 윤보영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알고 보면 가진 사람이나 가지지 못한 사람이나 가슴에는 외로움이 있기 마련 보기에는 외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 외로울거다. 하지만 나는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그 외로움을 즐길 줄 아니 참 다행이다.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판에서 누렇게 익어 갑니다 결과의 계절에 특별한 선물은 울림입니다 그들은 가을의 꿈에서 피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한 것은 우리였습니다 나의 삶 속에서 무엇인가를 찿아나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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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 윤보영삶 2020. 8. 8. 17:12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 윤보영 길을 가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 울컥, 달려나온 그리움 때문에 눈물부터 고이겠지 아니야 돌아 설 수 없어 꾹 참고 가던 길을 가야 해 이만큼 지내 왔는데 돌아서면 꽃이 지듯 그대 모습 지워질지 모르잖아 준비 없는 마음에 갑자기 쏟아진 그리움 때문에 다시 담을 수도 없고 아프긴 해도, 오랫동안 사랑으로 머물 수 있도록 지금처럼 그리움을 담고 지내야겠어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그대는 내 하루를 여는 소중한 열쇠니까 길을 가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 울컥, 달려나온 그리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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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의 기도 / 윤보영산 2019. 1. 6. 19:56
새해 아침의 기도 / 윤보영 새해 아침입니다 기다렸던 아침 해를 가슴으로 불러 한 해를 엽니다 올 한 해는 어렵고 힘든 일보다 즐거운 일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즐거운 일로, 함께 즐거워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주위를 배려하며 살겠습니다 내가 말을 많이 하기보다 많이 들어 주고 공감해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 공감이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해에도 행복하게 보내겠습니다 행복을 크게 그리고 원대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고 여기겠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찾겠습니다 지금 순간이 행복이듯 늘 행복하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꽃을 심겠습니다 예쁜 정원을 만들고 꽃을 보며 웃음이 나올 수 있게 내 안에도 옮겨 심어 가꾸겠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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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기도/윤보영삶 2017. 7. 1. 15:13
7월의 기도/윤보영 7월에는 행복하게 해 주소서!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3월에 핀 강한 꽃은 지고 없고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는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해 주소서. 생각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며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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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 이해인삶 2017. 4. 30. 20:27
5월의 시/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5월 하늘이 잘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요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씻게 하십시요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요 말을 아낀 지혜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요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흐르게 하십시요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요 5월은 아름답습니다 / 윤보영 5월은 아름답습니다 5월에는 꽃답게 핀 꽃이 아름답고 비 갠 하늘이 아름답고 목청열린 새소리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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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못 / 정일근 외삶 2015. 6. 30. 09:16
어머니의 못 / 정일근 교회에 다니는 작은 이모는 예수가 사람의 죄를 대신해 못 박혀 죽었다는 그 대목에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흐느낀다 어머니에게 전도하러 왔다가 언니는 사람들을 위해 못 박혀 죽을 수 있나, 며 함께 교회에 나가 회개하자, 며 어머니의 못 박힌 손을 잡는다 어머니가 못 박혀 살고 있는지 작은 이모는 아직 모른다 시를 쓴다며 벌써 여러 해 직장도 없이 놀고 있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작은 못이며 툭하면 머리가 아파 자리에 눕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이다 그렇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나는 삐뚤어진 마루판 한 짝이어서 그 마루판 반듯하게 만들려고 삐걱 소리나지 않게 하려고 어머니는 스스로 못을 치셨다 그 못들 어머니에게 박혀 있으니 칠순 가까운 나이에도 식당일 하시는 어머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