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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을 스스로 닦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 박진식삶 2023. 10. 9. 11:08
흐르는 눈물을 스스로 닦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 박진식 저녁, 백혈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한 소녀의 이야기를 TV에서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저렇게 착하고 여린 열한 살의 소녀가 가엾게도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니 내 눈가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 얼굴 전체에 얼룩이 졌습니다 그런 안쓰러운 내 모습을 본 어머니는 황급히 채널을 돌렸지만 내 얼굴에 펑펑 흐르는 눈물을 나는 닦을 수 조차 없습니다 내 몸에 붙은 손과 팔인데도 마비 때문에 닦을 수 없어 나는 그 눈물을 자꾸만 입 안으로 삼켰습니다 마치 그 아이가 당하고 있는 고통이 내 것인 양 나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그렇듯이 나는 흐르는 눈물조차 스스로 닦을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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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김용택삶 2023. 8. 30. 18:15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김장배추와 무우를 심었습니다 가을 장마가 시작되어 지척이지만 소망도 심었습니다 힘들어 하지 마시라고 ,,, 좌절하지 마시라고 ,,,, 두려워 하지 마시라고,,,, 위로의 기도도 드렸습니다 힘든 과정 뒤에 오는 소중한 느낌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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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삶 2022. 12. 28. 22:42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가끔은 아무나 잡고 얘기하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조금은 시원해질까? 그런 그런 생각들 중에서 ,,, 오늘 평생을 다닌 직장을 떠나는 친구와 점심을 하면서 삶에서 하나는 남았구나 생각했습니다 풋풋했던 기숙사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참 행복한 인연입니다 우리에게 이제, 시간은 묻습니다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결정하는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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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달파도 인생의 벗 하나 있다면/ 이채삶 2022. 12. 17. 21:39
삶은 고달파도 인생의 벗 하나 있다면/ 이채 그리 자주 세상이 나를 속이지는 않지만 가끔 속일 때면 '다 잊어 버려'라는 말로 가슴까지 촉촉이 눈물 맺히게 하는 이슬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어쩌다가 마주치는 벼랑끝에서도 덥썩 두 손을 잡고 '포기 하지마'라는 말로 다시 뜨는 내 안의 작은 불빛 등잔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왠지 쓸쓸하고 허전할 때 한 줄기 바람처럼 단숨에 달려와 '힘 내'라는 말로 인간적인 따스함를 느끼게 하는 햇살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인연이 깊다 한들 출렁임이 없겠는가 마는 그 모습 그대로 변함 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바위처럼 믿음직한 벗 하나 있다면 세상이 만만하더냐 사람이 만만하더냐 그 무엇 하나 만만하지 않아도 내가 너인듯 싶고 네가 나인듯 싶은 내 마음의 풍경 같은 인생의 벗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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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 나태주산 2022. 12. 9. 18:47
기도 /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항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가끔은 지난 시간을 지우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지워버리면, 지금의 나는 없기에 아쉬움으로 남깁니다 알지 못했던 부분들,,,, 여기서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서툰 저의 삶의 발자국에, 등불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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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삶 2022. 12. 4. 11:46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기다리지 말아요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말구요 그 자리에 있을께요 무엇을 위해 살든 무엇을 얻기 위해 살든 왜 사느냐 묻지 말아요 우리가 느끼는 것은 보이는 것이 다 아니잖아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밝은 눈을 가져야 해요 오만과 편견 아집과 미련스러움 다 버려요 순수한 현재를 사랑해요 고요속에 외침을 외쳐봐요 누구든지 메아리를 줄 것입니다 그자리에 있을께요 그자리에 있어 주세요 우린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성스런 모습 태초의 아담과 하와였으면 해요 오늘은 쉼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요량 입니다 차를 타고 동해바다로 갈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하고 싶은 거 하십시요 당신과 내가 하는 일에, 싫어할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싫어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