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산 병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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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산 2020. 9. 16. 07:53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혼자라 느껴질때 외톨이라 내 자신이 느껴질때 전 가끔씩 나무에 기댄체 그렇게 서 있습니다. 잎사귀 그늘이 내 얼굴에 물들고 바람이 내 가슴 한 모퉁이를 부채질 해도 그냥 그대로 오후의 정적을 감당하며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무와 나 사이 그 사이엔 외로움도 쓸쓸함도 아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잠시 내 스스로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은 개미들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해 주고 오랜 여행으로 지친 참새에겐 잠시 나뭇가지 하나 정도는 은근히 내밀어 주며 땀 흘리는 노동자에겐 꿀처럼 달콤한 그늘 한폭을 선사해 주는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엔 혼자란 없습니다. 다만 혼자 서 있는 사람만 가득할 뿐이지요 당신이 외톨이라 느껴질때 그래서 그 서글픔이 가슴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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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위로 받고 싶은 나' 중에서/김현태산 2020. 9. 15. 04:24
아픔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인생의 고비와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지점이 절망의 끝이 아니라 지금과는 좀 다른 새로운 삶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생의 전환점이며 내 안의 또 다른 기적을 발견하는 순간임을.... 이 세상에 강한 사람은 없다. 모두 다 위로를 원하고 관심을 원한다. 오늘 밤,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는 사람 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그 시간 동안이라도 최선을 다하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아낌없이 위해주고 아껴주자. 인생은 내일도 계속된다 힘들면 잠시 나무 근처의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자! 고민해도 달라질게 없다면 딱 오늘까지만 고민하고 내일은 내일의 삶을 살자! 꿈을 꾸어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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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카테고리 없음 2019. 12. 3. 21:00
소한날 눈이 옵니다 가난한 이 땅에 하늘에서 축복처럼 눈이 옵니다 집을 떠난 새들은 돌아오지 않고 베드로학교 낮은 담장 너머로 풍금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아침입니다 창문 조금 열고 가만가만 눈 내리는 하늘 쳐다보면 사랑하는 당신 얼굴 보입니다 멀리 갔다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겨울나무 가지 끝에 순백의 꽃으로 피어나는 눈물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한 까닭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다림의 세월은 추억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이제는 가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만나서는 안 되는 까닭은 당신을 만나는 일이 내가 살아온 까닭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한 방울 피가 식어질 때까지 나는 이 겨울을 껴안고 눈 쌓인 거리를 바람처럼 서성댈 것입니다 김용화,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 눈이 내릴거란 소식에 출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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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날을 시작합니다산 2018. 10. 31. 03:30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 말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 말고,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리라 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다 내 집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때 그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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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산 2017. 12. 15. 22:34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스치기만 할 때 그 외로운 손목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무엇인지 알아? 하나의 밀알 비로소 썩을 때 별들의 씨앗이 우주의 맥박 가득히 새처럼 깃을 쳐오르는 것을 그대는 알아? 하늘과 강물은 말없이 수 천 년을 두고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네 쳐다보는 마음이 나무를 만들고 쳐다보는 마음이 별빛을 만들었네 우리는 몹시 빨리 더욱 빨리 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디에선가,분명 멈추지 않으면 안 되었네 수갑을 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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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하게 눈내린 용봉산에서 놀다(3)산 2017. 1. 31. 20:26
정상에서 지나온 길 입니다 작은 산인데 엄청 큰 산에 온 느낌이 듭니다 노적봉도 눈에 덮혀서 희미합니다 악귀봉 출렁다리! 멋진 기암에도 포근한 눈이 가득합니다 악귀봉 아래 하산길이 힌 눈에 폭신 덮혔습니다 임간대피소 지붕과 소나무도 힌 눈으로,,,, 마애석불로 내려왔습니다 여기 우측의 대피소에서 병풍바위를 보면 가장 잘 보입니다 힌 눈과 석불의 미소가 천년이 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이 새벽, 찬 공기를 마시러 올라온 저에게 소박한 해답을 던져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아무것도 욕심을 내지 않는 사람이다 계절마다, 시간마다 다른 모습을 하는 병풍바위를 바라봅니다 힌 눈에 덮힌 소나무와 암릉이 한편의 명품 산수화를 보여줍니다 아침 해가 떠오르니 하늘이 뿌옇게 변합니다 파아란 하늘에 힌 눈 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