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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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만개한 한라산 산행 2산 2020. 6. 17. 22:05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 / 양현주 길 위에는 나보다 먼저 도착한 계절이 누워있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낮은 자세, 땅 속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분주한 손이 이웃과 맞닿아 있다 약한 자의 위로가 되어주던 거친 손은 기둥을 받쳐주는 강인한 힘이다 하늘로, 하늘로 향하는 희망을 따라 바람이 불어오고 꿈들이 무성하게 떨어져 내릴 때면 갈색 잎들이 파르르 노래해도 그의 웃음 속에 말하지 않는 슬픔이 보인다 철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삶의 전부를 흔들어 놓았던 변덕스러움조차 깊게 안아주는 그는 꽃보다 아름답다 젊은 날의 봄은 봄대로 사랑했던 시간, 지금의 봄은 붉은 꽃이 좋다 어머니도 화단에 꽃을 심고 가꾸더니 나도 그런 길을 가나보다 사랑했던 계절, 더욱 사랑하련다 2020 한라의 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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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억!산 2016. 6. 18. 15:27
족근저막염으로 욱신거려서 ㅋㅋ 돌아서 하산하렵니다 진한 추억을 남깁니다 대피소에서 어리목으로 하산합니다 백록담은 비구름인지 안개인지로 가득합니다 하산길에 길가에 핀 철쭉 한송이를 담아봅니다 추위에 좀 상하긴 했어도 색도 좋고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점심으로 준비한 과일과 삼각김밥으로 충전을 합니다 삼각김밥은 생전에 딱 두번 먹어봅니다 이 한라산에서만 먹네요 ㅋㅋㅋ 어리목 방향에서 구름이 밀려 올라 옵니다 아름다운 길!!!! 겨울에 저 나무는 동태로 사시더니 얼었나 봅니다 쾌차 하소서!! 길게 뻗은 길이 예술입니다 날씨가 조금 도와주면 더 멋질텐데,,,, 아쉽습니다 산도, 파아란 수풀도, 연분홍 철쭉도,,, 백록담도 어울어져서 아름답습니다 금방 안개구름이 몰려옵니다 호젓한 길에 안개가 가득하니 몽환적입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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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한라산, 영실 산행(2)산 2016. 3. 12. 21:49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 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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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르는 산(3)산 2015. 2. 16. 14:46
외길 / 천양희 가마우지새는 벼랑에서만 살고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삽니다. 유리새는 고여 있는 물은 먹지 않고 무소새는 둥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새들은 날아오릅니다. 새들은 고소공포증도 폐쇄공포증도 없습니다. 공중이 저의 길이니 제발 그대로 놓아두시지요. 외길이 나의 길이니 제발 그대로 내버려두시지요. 백록담 ! 멋진 설경!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네가 소화해야 할것이니까 교감 / 천양희 사랑때문에 절망하고 절망 때문에 사랑한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환멸은 길고 매혹은 짧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그 말에 우린 서로 '그래 맞아' 그렇게 말했었지요.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