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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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외뿔 중에서삶 2015. 5. 26. 21:44
감동을 모르면 눈물도 모른다 눈물을 모르면 사랑도 모른다 진실로 아름다운 것들은 반드시 이면에 그만한 눈물이 내재되어 있다 인간들은 말한다 진정한 사나이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우는 거라고 하지만 횟수를 정해놓고 우는 건 뻐꾹시계다 -- 이외수 외뿔 중에서-- 대부분의 인간들은 사랑의 실체를 모르고 있다 사랑의 실체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미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오로지 한가지 미끼만을 필요로 한다 미끼의 잘못된 선택은 사랑의 잘못된 선택이다 재산과 가문 학벌과 재능 교양과 외모 신분과 명예 종교와 사상 속삭임 그리고 정력 앞에서 열거한 미끼들은 인간들이 사랑을 낚기 위해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미끼들이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보다는 사랑을 가장한 욕망을 낚기에 적합한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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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에서-나희덕산 2014. 7. 20. 04:23
속리산에서 ....나희덕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 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 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 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을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 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 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