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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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삶 2022. 12. 4. 11:46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기다리지 말아요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말구요 그 자리에 있을께요 무엇을 위해 살든 무엇을 얻기 위해 살든 왜 사느냐 묻지 말아요 우리가 느끼는 것은 보이는 것이 다 아니잖아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밝은 눈을 가져야 해요 오만과 편견 아집과 미련스러움 다 버려요 순수한 현재를 사랑해요 고요속에 외침을 외쳐봐요 누구든지 메아리를 줄 것입니다 그자리에 있을께요 그자리에 있어 주세요 우린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성스런 모습 태초의 아담과 하와였으면 해요 오늘은 쉼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요량 입니다 차를 타고 동해바다로 갈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하고 싶은 거 하십시요 당신과 내가 하는 일에, 싫어할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싫어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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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 최영미삶 2022. 11. 24. 20:25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햇살은 아침이쥬,,,? 사람도 아침이구요 참 특별한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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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거처를 다녀옵니다산 2022. 11. 11. 07:04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길의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워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는 것,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