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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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드는.날 / 도종환삶 2017. 9. 9. 17:15
가을의 전설 / 이찬용 겨울을 견디고 봄 여름 웃다 보면 바람과 함께 단풍 잎 바알간 열매 가을의 전설은 열린다 고운 이들이 손잡고 흔들며 뜨거운 전설을 날린다 전설은 호 - 소리치는 별이다 꿈이다 단풍 드는.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2016년 11월 산운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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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 류시화삶 2017. 8. 24. 09:46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다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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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삶 2017. 1. 6. 19:48
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의 조화로움에 다 쓰임이 있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과 거기 위성이 존재하며 별들의 우주가 반짝이듯이 어제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솟아오른 것들 이 삼복 더위에 꽃과 잎이 끝내 이름처럼 만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때가 되어 이윽고 꽃대를 밀어 올리는 묵묵하고 꿋꿋한 생의 자세 이토록 비상하는 일상이 따로 있을까 눈 들어보면, 귀 기울여보면, 그대 안에, 그대의 문 밖에 내 안에, 내 마음의 멀고 가까운 눈앞 펼쳐져 있는 저 저~ 가을 추억입니다 모든이의 삶이 빛나고, 찬란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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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파크 /박주택산 2016. 11. 11. 16:05
메모리얼 파크 /박주택 모든 것이 돌아가는 날에 혼자 서 있네 영전이라 바칠 것은 거리에서 산 꽃뿐 묘비에는 서로 사랑하라 새겨 있지만 노을 지는 산 너머로 떠가는 몇 점 구름 여기는 묘비조차 너무 많네 가장 쓸쓸한 묘비 가장 빛나는 묘비 잔디에 돋은 풀꽃들이 묘석 구석구석 피어 있을 때 이별이 두려워 정을 떼던 시절을 떠 올리네 증오만이 남아 슬픔을 가리어달라고 분노만이 남아 이별을 감추어달라고 보내는 옷가지마다에 보내는 유품들 마다에 쓰리고 쓰린 가슴 부비며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선운산 계곡에서 가을을 잊는다 모든 것이 시작이 있고 끝이 있듯이 가을은 저물어 가지만 또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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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어머니 생각,,,!삶 2016. 11. 8. 12:04
어느 봄날의 생각, 문득 / 이흔복 봄, 꽃향기인들 고스란할까 마루 끝에 조으는 어린 고양이 기루어서 봄 그렇게 다, 지나간다 봄이 그래도 아름다운 건 곧 꽃이 지기 때문이란 생각, 문득 먼동이 후여할 때부터 우리 어머니 눈물은 아래로 흐르고 숟가락은 위로 올라간다 가장 가깝고 가장 사랑하면서도 가장 먼 어머니의 눈물을 닦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어머니를 울게 한 지금은 없는 아우일 뿐 벌써 철들긴 다 틀린 나는 아니다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목숨이 끊어진다 해도 최후의 순간까지 변하지 않을 사람 들린다, 들린다 어머니다 어머니는 육신의 근원 내 몸 받은 날부터 발 헛디뎌 밖에서 안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어머니에게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 어머니에게로 가는 길은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나를 받아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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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필무렵, 선운사의 추억,,,!(2)삶 2016. 10. 7. 00:34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 올립니다 완연한 가을 정취가 피부에 스쳐오는 시기인데요,,, 가을은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계절! 훌훌 털어버리고, 작은 마음으로 꽃을 피우는 시간, 추억을 만들어 봅니다 비 내리는 도솔천에 앉아서 동영상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박노해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 남보다 앞섰다고 미소 지을 때 불행은 등뒤에서 검은 미소를 지으니 이 아득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어제의 나보다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더 지혜로워지고 어제보다 더 깊어지고 성숙하고 있는가 나의 행복은 하나뿐인 잣대에서 자유로와지는것 나의 불행은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것. 그리움이란 / 이정하 그리움이란 참 무거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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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필무렵, 선운사의 추억,,,!(1)삶 2016. 10. 2. 00:02
시간이 지나고 그동안 돌아보지 않았던 등 뒤를 돌아보면 안다 나를 위해 헌신해준 많은 이들을,,, 미안하다, 내 등 뒤의 사랑이여! 계절도,,, 꽃도,,, 지나면 아쉽고, 소중하다 추억이란 이름만이 남는다 혼자 / 이정하 부는 바람이야 스쳐 지나가면 그뿐 남아 흔들리던 나는 혼자 울었다 산다는 건 그렇게 저 혼자 겪어내야 하는 일이다 모든 걸 저만치 보내놓고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고 혼자 울음을 삼키며 혼자 하는 모든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일이다 흔들리되 주저앉지는 마라 손 내밀어 줄 사람도 없으니 혼자 일어서려면 참 힘겹고도 눈물겨우니 가을비에 젖은 상사화가 싱그럽기도,,, 애틋하기도 하다 그런 느낌이 있어 오는 것인가? 난 매년 온답니다 이 아름다운이들을 보러 선운사에 옵니다 사랑하고 사는 일이 죽는..